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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비정규직 4명중 1명만 경쟁채용...정규직화 '勞勞갈등'만 키웠다

무임승차 '전환채용' 75% 달해

지원업무 등 비핵심인력 비대화

公기관 공정한 채용절차 마련을

공공기관 전환완료 인원 채용 방식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직원(9,785명) 중 경쟁채용을 거치는 비중은 10%(970명)에 그친다. 다른 직원은 별도의 시험을 치르지 않고 서류와 면접만 진행한다. 이른바 ‘전환채용’이다. 이 때문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로또취업’이라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 4명 중 3명은 경쟁채용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9 회계연도 예비비 지출 검토보고’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공공기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8만5,786명이다. 이 가운데 경쟁채용을 거친 인원은 2만2,045명에 불과했다. 비정규직 4명 중 1명만 경쟁채용을 치르고 나머지 3명은 서류와 면접만으로 정규직 전환됐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간제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된 2만5,434명 가운데 경쟁채용은 18.4%인 4,681명에 그쳤고, 파견용역은 4만2,988명 가운데 1만7,364명(28.8%)만 경쟁채용을 치렀다.



무원칙한 정규직 전환은 ‘노노갈등’을 불러왔다. 1일 인국공 정규직 노조와 일반 시민 2,000여명이 청계천에서 “졸속으로 진행되는 정규직 전환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지난 13일 실직 위기에 처한 인국공 보안검색 노동자는 “노동자들을 실직 위기로 내모는 졸속 정규직 전환을 중단하라”며 단체 삭발식을 했다. 정규직 노조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절차적 공정성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무리하게 공사가 정규직을 밀어붙이는 것에 기존 직원들 다수가 불만을 갖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규직 전환 과속은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몸집 불리기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에너지재단·한국해양진흥공사 등 19개 공공기관 가운데 10곳에서 핵심업무 인력이 아닌 인사·조직·회계 등 기관 운영을 위한 지원업무 인력이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이 중 2개 기관에서는 지원인력 비율만 전체의 40%를 초과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원인력 비율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기관의 핵심기능 수행 인력이 필요인력보다 적게 투입될 우려도 있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의 인력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이 세운 중기인력계획에 정규직 전환 규모가 포함되지 않아 인력수급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무리한 정규직 전환은 노노갈등뿐 아니라 조직운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공공기관의 수용성을 고려한 채용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린기자 세종=김우보기자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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