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1.8%포인트 오른 45.1%로 나타났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0.3%포인트 내린 52.3로 집계됐고 ‘모름/무응답’은 1.5%포인트 내린 2.6%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4.1%포인트 뛰며 38.9%까지 상승했다. 지난 2016년 10월 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4년여 만에 처음 주간 기준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역전했던 통합당의 지지율(37.1%)도 소폭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이어갔지만, 민주당에 다시 역전됐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보수개혁의 의지를 표하며 중도 보수층의 지지율을 흡수하던 통합당이 전 목사 등 극우 인사들과 확실하게 단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전 목사와 차명진 전 의원 등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보수 쪽으로 향하던 중도 층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는 비판에 힘이 실린다. 통합당의 전·현직 의원과 현직 당협위원장 등이 집회에 참석한 사실 역시 정부·여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광화문 집회 전부터 “통합당이 광화문 집회에 선을 긋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광화문 집회 당일인 지난 15일 “코로나 사태 한복판에 저런 대형집회를 연다는 것은 저들의 머릿속에 정치적-종교적 광신만 있을 뿐, 동료시민에 대한 배려,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의지 따위는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음 주에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오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20일에는 전 목사 등을 지목하며 “종교적 광신을 정치에 투사하는 사람들이라, 앞으로도 계속 사고 칠 것”이라며 “저 인간들하고 놀아난 게 황교안 체제까지의 통합당이었다. 그 대가를 지금 치르는 것”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전 목사 등으로 인해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기사회생한 가운데 야권 일각에선 전 목사를 가리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올려주는 일등 공신”이라는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과거 문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을 향해 “고맙다”라고 적은 방명록을 패러디하며 “전광훈 고맙다, 코로나 고맙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지지율 관련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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