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73세 남성의 이동경로가 나왔다. 집회 참석자에 대한 자가격리 지침을 무시하고 사무실에 출근했으며, 아파트 입주자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져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울산시에 따르면 남구에 거주하는 73세 남성 A씨는 지난 15일 오전 6시 자택에서 택시로 태화로터리에 도착한 뒤 6시 15분 광화문행 전세버스에 올랐다. 이 전세버스엔 모두 34명이 동승했다. 낮 12시 30분 광화문에 도착해 집회에 참석한 뒤 오후 5시 30분께 다시 같은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30분 울산 태화로터리 도착, 택시로 귀가했다. 집엔 배우자와 아들 1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16과 17일엔 자택에 머물렀다. 하지만 18일 오전 8시 20분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한 뒤 오전 11시 22분께 인근 의원을 방문했고, 약국도 들렀다. 점심 식사 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아파트 입주자대표자와 동대표 등과 함께 사무실 회의를 했다. 오후 7시부터 11시 10분까지 2단지 경로당에서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석했다.
A씨는 17일부터 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출근해 오전 근무를 하다 자택에서 점심을 먹은 뒤 다시 근무 후 오후 6시 20분 퇴근했다. 20일에는 출근해 오전 근무만 한 뒤 오후 1시 10분께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했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21일 오전 확진 통보를 받고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원했다.
울산시는 A씨의 자택 및 관련시설 방역 소독을 실시했다.
하지만 A씨가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할 당시 함께 탔던 전세버스 동승자 33명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울산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버스 16대 547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는 20일까지 176명만 파악했다.
이에 울산시는 20일 오후 행정조치 12호를 발령했다. 행정조치 12호는 광화문 집회에 지역 참가자를 모집하거나 인솔한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목사와 장로, 전도사, 신도, 정당 및 단체 관계자를 포함한다. 이들은 버스에 탑승한 참가자의 성명과 휴대폰번호, CCTV 정보, 버스임대계약서 등을 21일 낮 12시까지 울산시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울산시는 21일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인솔자 등 19명과 단체 1곳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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