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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태관 "눈 떠보니 '내 인생의 고속도로'에 서 있더라고요"

엘리트 국악인에서 트로트가수로 전격 변신

가수 강태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경제 사옥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양문숙 기자




“눈 떠보니까 이렇게 돼 있더라고요.”

20년 국악 외길을 걸어오던 강태관은 ‘미스터트롯’을 만나고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TV에서만 보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히트곡 메이커 조영수 작곡가에게도 러브콜을 받았다. 트로트 가수로서 그의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강태관은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 사옥에서 서울경제스타와 솔로 데뷔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뷔곡 ‘내 인생의 고속도로’는 정통 트로트곡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로 나가는 희망가. 조영수, 강은경, 김정묵 등 기라성 같은 히트 메이커들이 강태관을 위해 만든 곡이다.

“가사지를 보면 제목이 있고 작곡, 작사, 편곡이 있는데 조영수, 강은경, 김정묵이라고 이름이 쓰여있더라고요. 노래방에 가면 뜨는 이름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분들이 디렉팅을 해주시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죠. 조영수 작곡가님이 작곡 여행을 가서 이 곡을 쓰셨는데, 그런 분이 제 곡을 쓰고 계시다는 자체만으로도 신기했어요. 스스로 뺨을 때리면서 이게 맞나 하면서 안 믿겼죠.”

강태관이 조영수의 소속사로 들어와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 계기는 단연 ‘미스터트롯’ 덕분이다. 판소리 국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수상해 군 면제까지 받을 정도로 실력자인 강태관은 우연한 기회에 접한 트로트 콘서트로 인해 트로트에 푹 빠졌다. 그의 실력을 알아본 주변인들은 ‘미스터트롯’ 출전을 권유했다.

“저처럼 국악을 전공하신 유지나 선배님의 티켓을 얻어서 우연히 보러 갔는데 그때 트로트 콘서트는 처음 봤어요. 공연을 보고 트로트가 멋있는 음악이라는 걸 느꼈죠. 국악인분들이 워낙 트로트를 좋아하기도 해요. 회식이나 뒤풀이 자리에서 항상 트로트를 부르시거든요. 그렇게 접하다 보니 재밌기도 했고요.”

“사실 ‘미스터트롯’ 100인 예선전에 올라갈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요.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앉아 있으니까 ‘난 게임이 안 되겠다’라는 생각뿐이었죠. 100인 오디션이 끝나고 나서는 열심히만 한 것 같아요. 하나만 보고 계속하니까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흐르고 여기까지 왔네요.”(웃음)

강태관의 ‘미스터트롯’ 최종 순위는 12위. 낮은 순위는 아니지만 TOP7 안에는 들지 못해 아쉬움도 남았다. 그럼에도 강태관이 더욱더 주목받는 건 조영수 작곡가에게 선택을 받은 유일한 참가자이기 때문이다. 조영수 작곡가는 강태관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러브콜을 주셨을 때는 장난 문자인 줄 알았어요. ‘미스터트롯’이 끝나고 회식 자리에서 번호를 교환했는데 저장을 못한 상황에서 문자를 받았거든요. 저장을 하고 나서 보니까 진짜 조영수 작곡가님이어서 깜짝 놀랐죠. 처음에는 ‘왜 나한테?’라고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 여쭤봤는데 작곡가님이 보셨을 때는 제가 국악을 했기 때문에 더 발전할 가능성이 보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보다 훨씬 전문가이시다 보니 믿고 따르기로 했죠.”

“사실 다른 회사들의 러브콜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전 국악을 놓고 싶지 않았는데 트로트와 병행하는 것을 이해해 주실 분이 있을까 라는 거였어요. 조영수 작곡가님에게 처음에 그런 고민을 말했더니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네가 그걸(국악을) 안 했다면 널 데리고 가지 않았을 거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소름 돋았어요. 음악적인 부분은 전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원래 하던 것도 하고 새로운 것도 도전하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존중받는 느낌이었어요.”

강태관 / 사진=양문숙 기자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강태관의 이상향은 ‘판트남(판소리를 기반으로 트로트를 하는 남성 솔로 가수)’이다. 그는 판소리에서 트로트로 ‘전향’을 한 것이 아닌 ‘함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자신을 트로트라는 기준에 맞춰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판소리를 기본 베이스로 하고 트로트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굳이 창법을 바꾸지는 않으려고요. ‘미스터트롯’ 마지막 즈음에 창법을 바꾸려고 하다가 실패하기도 했는데, 그때 선택의 기로에 있었어요. 한 번쯤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20년 동안 해오던 걸 한순간에 바꾸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판소리를 기반으로 대중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 그런 부분들이 고민이에요.”



“이번 신곡 ‘내 인생의 고속도로’에서도 판소리 느낌이 있어요. 후렴구 부분에서 판소리처럼 확 내지르는데, 조영수 작곡가님께서도 그 부분은 터치하지 않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주셔서 감사했죠.”

강태관은 솔로 가수로 데뷔하기 앞서 지난 6월, ‘미스터트롯’에 함께 출연했던 이대원, 황윤성, 김경민과 함께 트로트 그룹 미스터T로 데뷔했다. 솔로 가수로 활동하는 지금도 미스터T 활동을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솔로 활동은 아직은 너무 어색해요. 그래도 미스터T를 안 하고 솔로를 먼저 했으면 진짜 많이 떨었을 거예요. 예방주사처럼 미스터T 활동을 경험했기 때문에 조금은 덜 떨렸던 것 같아요. 미스터T는 네 사람이 각자 개성이 다 달라요. 네 사람이 만나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기대가 됐었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에너지가 나와서 행복했어요. 요즘에는 각자 개인 활동도 바빠서 같이 있는 시간이 차와 대기실 두 경우뿐이에요. 차에서 만나면 드립들이 난무하고 난리가 나죠. 아이돌들이 하는 브이라이브도 한다니까요.”(웃음)

강태관 / 사진=양문숙 기자


강태관을 비롯한 미스터T는 지금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중단된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이하 ‘미스터트롯’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당초 4월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네 차례 연기한 끝에 개막을 했지만, 공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다들 신났어요. 그런데 서너 번 정도 연습하다가 취소되는 것이 반복되니까 너무 아쉽더라고요. 공연을 진행할 때는 관객분들이 전부 다 마스크를 쓰고 계시고 소리도 못 지르시는데도 열기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신나게 노래하면 함께 소리를 지르면서 같이 텐션이 올라가야 하는데 박수로만 대체하니까 텐션이 올라가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죠. 그래도 이런 시국에 찾아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미스터트롯’ 콘서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다 저보다 선배예요. 그런 분들도 확실히 경연이 아닌 즐기는 공연이다 보니 심적 여유가 생겼더라고요. 다들 한결같이 잘해요. 보기에도 좋고 저도 편했어요. 굳은 표정으로 경연에 임하는 자세만 보다가 우리끼리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생기니까 표정이 밝아졌어요. 안무 동작도 정해놨었는데 신나서 그냥 놀았던 부분도 있을 정도예요.”

각종 스케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모든 행사가 멈추면서 답답함도 늘어가고 있다. 9월 계획된 국악 공연도 개최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노래하는 사람은 공연을 해야 할 맛이 난다는 그는 눈앞의 계획에 조급해하기보다 앞으로의 가수 인생을 천천히 그리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기타와 국악을 같이 해보는 거에요. 제 오랜 숙원 사업이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 2~3년 전에 저의 꿈을 먼저 이루신 분이 있으시더라고요. (음악 감독) 정재일 씨가 EBS ‘스페이스 공감’에 나와서 기타와 국악을 접목시킨 연주를 하시는데 제가 생각했던 완벽에 가깝더라고요. 제겐 조영수 작곡가님이 있으니까 언젠가 꼭 시도해보고 싶어요. 일단은 트로트 가수라는 이름이 있으니까요. 자리매김 한 뒤에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이에요.”

“전 트로트 가수이자 국악인 이전에 음악을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 중에 하나예요. 음악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죠. 어렸을 때부터 서양음악, 실용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서 여기까지 오는 데 도움이 된 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앞으로 장르의 준하지 않은 전체적인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사실 영화에도 뜻이 있어요. 제가 예전에 일하던 국립극장에서 판소리를 하면서 연기를 했었는데 거기서 배운 걸 써먹어 보고 싶어요. 국악 영화면 더 좋겠지만, 장르 불문하고 배우로 데뷔하고 싶은 꿈도 있어요.”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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