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미국 민주당이 거리 투표함을 이용해 부정 선거를 저지를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또다시 ‘경고 딱지’를 달았다.
23일(현지시간)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트윗은 공공 및 선거 공정성에 관한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며 “다만 공익 측면에서 트윗을 (삭제하지 않고)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알림 형태로 밝혔다.
문제가 된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제 투표자 안전을 위협하는 거리 투표함을 이용하고 있다”며 거리 투표함이 설치되면 중복 투표가 발생할 수 있고 관리자와 설치 지역에 대한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 투표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독 처리도 안 된다”며 “거대한 사기!”라고 덧붙였다.
최근 민주당은 정치 쟁점화된 우편투표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거리 투표함을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식이 채택되면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들은 기표 용지를 다시 우체국으로 보내는 대신, 지역 곳곳에 비치된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투표 기간 후 선거 당국은 투표함을 직접 수거해 개표를 진행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이 연방우체국(USPS)에 투표지를 맡기기 싫은 유권자에 믿을만한 대안을 제공하고자 거리 투표함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뉴저지주는 최근 주 내에 거리 투표함 105개를 추가로 비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리 투표함 확대에 노골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앞서 16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거리 투표함 사용 시) 누가 투표용지를 수거하고, 집계 전에 용지에 무슨 작업이 이뤄질까?”라고 밝히며 부정 선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에 현지 언론은 우편 투표, 거리 투표함 등 다양한 투표 방식이 도입되면 반(反) 트럼프 성향이자 평소 투표율이 낮은 흑인과 히스패닉의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 투표 방식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가 경고 딱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위터는 지난 5월 말 우편투표는 선거조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트윗에 처음으로 ‘사실을 확인하라’는 취지의 경고표시를 달았다. 같은 달 인종차별 규탄 시위를 겨냥해 올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트윗에는 ‘폭력을 미화했다’는 경고표시를 부착했다. 이달에는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거의 면역력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 영상을 숨김 처리하기도 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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