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감염학회, 한국역학회 등 9개 학회가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의대 정원 확대 등 4대 의료정책의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9개 학회는 24일 ‘코로나19 급증에 따른 전문학술단체 성명서’를 통해 “(지난 2주간 국내 발생 코로나19 신규환자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이번 유행은 쉽게 잡히지 않고 이전에 우리가 경험해온 것과는 다른 규모의 피해를 남길 가능성이 높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의 일일 신규 확진환자 수,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환자의 비율, 집단발병 양상, 방역망 내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비율 등은 정부가 6월 28일 제시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며 “(23일 0시를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현 유행 상황 대응에 역부족이다. 방역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를 비롯한 사회의 여러 가치들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9개 학회는 또 “병상이 급속도로 포화되어가는 등 장기간 버텨온 의료체계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며 중환자 병상 확충 등 전면적으로 신속히 방역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 등 4대 의료정책에 대해서는 추진 철회, 원점 재논의를 약속해 의료계가 코로나19 위기상황 극복에 노력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학회는 “4대 의료정책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의 인식차가 크고 정책 추진과정 중 문제점 분석이나 정책 당사자의 의견수렴도 충분하지 않았다”며 정부·보건의료단체 간 상시적 대화 채널 마련, 합의 도출을 위한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국민들에게도 “지금의 유행을 억제하지 못하면 나와 내 가족을 잃게 될 수 있고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대면활동 최소화, 사회적 거리두기, 올바른 마스크 착용, 손 위생 준수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성명에는 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임상미생물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한국역학회 등 9개 단체가 참여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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