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중국과 완전히 분리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평론가 스티브 힐튼이 진행하는 폭스 뉴스 프로그램 ‘넥스트 레볼루션’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이상으로 미국을 뜯어간 나라는 없다”며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decoupling) 가능성을 시사했다. 디커플링은 한 나라 경제가 다른 나라의 경기 흐름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우리는 수십억 달러, 수천억 달러를 잃으면서 중국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말한 뒤 비슷한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중국과의 무역 관행이 매우 불공정한 상태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상 체결을 자신의 성과라고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체결된 무역협상으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공산품을 많이 사들이도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다만 이후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 성과가 자신에게 “더는 (예전과) 같은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재임 시의 정책 추진 방향에 관한 물음에 “(중국과) 분리하겠느냐고 묻는 거냐”라고 반문하고는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월 체결된 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2년간 미국산 제품을 2017년보다 2,000억 달러(231조7,000억 원)어치 더 구매하고, 미국은 계획했던 대중(對中)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동시에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중국의 무역합의 이행률은 46.5%에 그쳤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가 갑자기 전체적인 수입에서 아무 의미도 없어졌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무역협상 이행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5일 개최되기로 예정됐던 미중 무역협상 회의도 전격 연기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이 우리나라를 소유할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또 중국 정부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미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언급하며 “그들(중국)은 그(바이든)를 지배하고 있으며 내가 지기를 너무나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 후보의 차남인 헌터를 지목해 “경험도 없고, 지능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한 것도 없는 그의 아들이 15억 달러(약 1조7,800억 원)를 받았다. 웃기는 일”이라면서 헌터가 한때 몸담았던 사모펀드가 국영 중국은행을 통해 15억 달러를 투자받은 사실을 비꼬며 중국과 바이든 후보와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