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재유행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의사 총파업과 관련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전투가 한창인 상황에서 장수들 등 뒤에서 도와주기는커녕 짱돌을 던지는 것 아닌가”라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대 정원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문재인 정부의 의료 정책에 대해 “발표 시기의 부적절성과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형적인 억압행정이고 불통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10년 이상이 지나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정책을 꼭 지금, 이 시점에서 밀어붙이는 것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 것이냐”고 반문하며 “정부가 말하는 대로 지금은 코로나 전시 상황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완전히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와 싸울 수 없다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자극하고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은 꺼내지 말아야 한다”며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당장 지방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증원한다고 10년간 지방 근무를 강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의사들을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의사들과 소통의 노력도 없이 공청회도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충분한 의견수렴도 없이 밀어붙이고, 반발하면 면허정지 등으로 윽박지르는 것이 전형적 억압, 불통 행정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근본적 해결책 없이 왜 의사들이 수도권과 대도시에만 있느냐고, 왜 성형외과나 피부과로만 몰리느냐고 이야기해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포함한 종합적인 의료체제 개편 문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공론화를 통해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덧붙여 “지방에 질 좋은 공공의료기관들을 설립하고, 장비와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의료진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의료계를 향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안 대표는 “정부가 비이성적으로 나온다면 전문가인 의사들이라도 좀 더 합리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파업을 철회하고, 왜 정부 정책이 합리적 해결책이 아닌지 설명하고 진정한 대안을 제시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믿을 데라고는 의료진밖에 없는 (코로나19) 현실에서 의사들이 의사 가운을 벗는다면 힘없고 불안한 서민은 누구를 의지해야 하느냐”며 “정부가 잘못하고 언론이 매도해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우리는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오는 26일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선언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의료 정책 관련 철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강조해왔지만,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의협간 긴급 회담을 앞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며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을 밝혔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