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를 확실히 했네요. 시작하겠습니다.”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는 이 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으로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대통령 주재 청와대 회의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누구라도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 어디서든 감염자가 폭증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위기의식과 더불어 청와대의 방역 긴장도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해 대통령 주재 회의의 경우 참석자를 필수 인원으로 최소화해 진행한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이날 수보회의 역시 기자단을 포함해 참석자가 50명 이하로 제한됐고, 참석자들이 떨어져 앉는 것은 물론 참석자 전원의 테이블 옆 쪽에 투명한 플라스틱 격벽이 설치됐다. 강 대변인은 다만 “내부 실시간 영상중계시스템을 활용해 전 비서관급 이상이 수보회의 시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또 최근 부산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을 하고 돌아온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서 실장은 수보회의 필수 참석자이긴 하지만 부산 회담 후 자가 격리 중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 청와대 근무자들은 출 퇴근 시에는 물론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때도 상시 마스크를 착용할 계획이다”면서 “구내식당 이용 시 식사 중 대화도 일체 금지토록 대응수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가 발표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을 청와대도 준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미 지난 19일부터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매일 오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코로나19 긴급대응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청와대 비서실은 비상근무 체계로 운영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의 끝없는 전쟁에 더해 장마와 폭우, 폭염과 태풍이 겹치며 여러모로 힘겨운 여름이다”면 “국민들께 위로와 함께, 함께 이겨내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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