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위반 논란에도 '작은교역' 강행 의사 밝힌 통일부 "복수 北기업과 교역추진"

통일부 "복수 北기업 대북제재 위반 소지 없어"

국정원과 소통 논란에 "유관기관과 면밀 협의"

北기업 노동당 39호실 산하...제재위반 논란일 듯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 개별관광 허용 등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시간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통일부가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도 이인영 장관의 첫 대북사업 구상인 ‘작은 교역’을 강행할 의지를 거듭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작은 교역 구상과 관련 “대북제재에 저촉 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또 논란이 된 북한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 외에 접촉하고 있는 복수의 북한 기업들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통일부는 전날 남북 물물교환 사업 대상 기업에서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를 제외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에 따라 제재 대상에 포함된 기관이라는 판단에서다. 해당 회사는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외화벌이 업체로 추정된다.

통일부는 이 장관의 작은 교역 구상 백지화 논란이 커지자 물물교환 사업을 통한 남북관계 복원 구상을 이어갈 뜻을 거듭 밝혔다. 실제 이 당국자는 이날도 “복수의 북측 기업들과 계약이 진행하고 있다”며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를 제외한 북측 기업들은 제재 위반 소지가 없는 걸로 확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전날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 논란과 관련 국가정보원과의 소통문제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정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해당 회사가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기관으로 판단된다고 보고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일부와 국정원 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당국자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무역회사가 모두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 획일적으로 답을 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유관기관과 면밀히 협의해서 처리해 나갈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와 관련해서도 관계기관과 구체적으로 긴밀하게 협의해 오고 있다”며 “다만 국정원이 정보위원회에서 먼저 이야기했을 뿐이고 통일부도 당연히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서로 입장 차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해 주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가 탄소하나화학공업창설을 위한 대상 건설 실태를 현지요해(파악)했다고 2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면에 보도했다. 이에 앞서 김덕훈 총리는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마스크를 쓰고 건설 현장을 둘러보는 박봉주와 김덕훈./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다만 북한 전문가들은 규모가 있는 북측 무역회사는 대부분 북한 노동당 39호실 소속인 만큼 이 장관의 작은 교역 구상이 대북제재 위반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장관이 제안한 북한산 생수나 맥주는 현재 제재 대상 품목은 아니지만, 교역 대상인 북한 기업이 노동당 39호실 산하 등 대북제재 리스트에 포함될 경우 제재 위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거래 상대가) 유엔이나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의 자회사나 유령회사라면 제재 위반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