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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초록 마스크'…숨 막히는 일상, 마음껏 숨 쉴 자유를 만나다

['나무왕국 담양']

'메타세쿼이아' 이어진 8.5㎞ 가로수 길

관방제림 그늘 아래서 맑은공기 마시고

동학농민 격전지 금성산성서 시간여행도

메타세쿼이아 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메타프로방스. 관방제림의 북쪽 끝 부분에 위치한 이곳은 영화의 배경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해 식당·제과점·카페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담양군에는 높은 산이 없다. 강원경북의 태백준령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 없는 해발고도 600여m의 산성산 등 몇 개가 나지막하게 솟아 있을 뿐이다. 그래도 담양은 나무의 왕국이다. 이미 지난 1970년대부터 죽세공마을로 이름을 날리면서 대나무의 본산임을 확인했고, 근자에 들어서는 쭉쭉 뻗어 하늘을 가린 메타세쿼이아도 한몫 거들고 있다. 비가 그치고 태양이 작열하기 시작한 8월 말, 대나무와 메타세쿼이아 그늘 아래에서 뜨거운 햇살을 피할 겸 담양군을 찾았다.

담양군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연원은 1972년, 당시 군수가 24번 국도변 군청~금성면 원율삼거리 5㎞ 구간에 5년생 1,300본을 식재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타세쿼이아를 식재한 1구간은 담양터미널에서 메타랜드 정문 매표소까지로 67주를 심었고, 메타랜드 정문에서 학동3거리까지 2구간에는 288주, 학동3거리에서 후문까지 3구간에는 132주를 식재했다.



담양군은 관내에서 순창군 경계까지 늘어선 것들을 모두 합치면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1,300~1,400주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메타프로방스로 관방제림의 북쪽 끝 부분이다. 이곳은 영화의 배경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기자가 2~3년에 한 번씩 찾을 때마다 식당·제과점·카페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박수령 문화관광해설사는 “읍내 중심지는 아니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상가가 형성됐다”며 “광주로 가는 길목이어서 외지인들이 방문하기 편리한 것도 일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터미널에서 시작해 순창 넘어가는 경계에 이르는 8.5㎞ 길이의 국도변 양쪽에는 높이 10~20m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금성산성은 둘레가 7,345m이고 성 안에는 곡식 2만3,000석을 비축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큰 산성이었다.




담양의 또 다른 명소인 금성산성은 동학농민군의 격전지였다. 1894년 녹두장군 전봉준은 1,000명의 의병을 이끌고 담양·광주·장성·순창에서 관군과 20여일 넘는 격전을 벌였다. 수세에 몰린 전봉준은 금성산성에서 전투를 지휘하다 우군에게 식량 보급을 요청했으나 김경천의 밀고로 순창군 피노리에서 12월2일 관군에게 체포됐다. 금성산성 안의 모든 시설은 이때 격전을 치르는 와중에 전소했다.

금성산성이 위치한 산성산의 대숲.


산성산은 용면 도림리와 금성면 금성리, 전라북도 순창군의 도계를 이루는 산으로 해발고도 605m이며 담양읍에서 북동쪽으로 약 6㎞가량 떨어져 있다. 동쪽으로 마주하고 있는 광덕산을 포함한 일대의 산성산은 사방이 깎아지른 암벽과 가파른 경사로 돼 있는데, 특히 주봉인 철마봉의 형세는 주위가 험준한 암석으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예로부터 요새로 이용돼왔다. 그 대표적인 유적이 바로 금성산성인 셈이다.

박 해설사는 “무주 적상산성, 장수 입암산성과 더불어 호남의 3대 산성으로 꼽히는 금성산성은 전주에서 내려오는 길목에 있다”며 “면적은 남한산성 규모와 비슷한 33만평으로 임진왜란전에 의병장 김덕령이 무술을 연마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둘레가 7,345m나 되는 금성산성은 성 안에 곡식 2만3,000석을 비축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큰 산성이었다. 산성 안에는 아직도 곳곳에 우물이나 절구통 같은 유물들을 볼 수 있으며 동문 밖으로 전북 순창군의 강천사 등 관광지와 바로 연결되는 길이 있다.

관방제림(官防堤林)은 요즘 처럼 햇볕이 뜨거울 때 숲 그늘에 앉아 쉴 만한 곳이다. 아니면 해가 떨어진 후 벌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도 좋다.


관방제림은 요즘처럼 햇볕이 뜨거울 때 숲 그늘에 앉아 쉴 만한 곳이다. 아니면 해가 떨어진 후 벌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도 좋다. 숲은 조선 인조 26년(1648) 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으면서 조성됐는데, 철종 5년(1854) 부사 황종림이 다시 이 제방을 증축하면서 모습이 완성됐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산록이나 수변 또는 평야지대에 임야구역을 설치하고 보호해 가꾼 숲을 임수(林藪)라고 하는데, 임수는 용도에 따라 종교적 임수, 풍치적 임수, 보안적 임수, 농리적 임수 등으로 구분돼왔다. 전남에서는 완도 갈지리 임수, 곡성 오곡면 외천 임수, 광양 인서리 임수, 광주 경양제 임수 등이 있는데 그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담양 관방제림이 꼽힌다. 지난 2004년에는 산림청과 생명의숲가꾸기국민운동, ㈜유한킴벌리 등이 공동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사진(담양)=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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