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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109>내 소중한 헬멧, 어떻게 관리할까-1편

■중고 헬멧 사면 안 되는 이유와 올바른 내피 세탁법은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제가 쓴 바이크 책 광고 좀 하겠습니다.(기나긴 서론을 스킵하고 싶으신 분들은 쭉쭉 스크롤하셔서 빨간 글씨만 읽으시면 됩니다.) 바이크 경력 6년,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그래도 2015년부터 두유바이크를 연재해 온 소박한 공력(!)을 담아 바이크 입문서 겸 에세이를 냈습니다. 제목은 <<그동안 뭐하고 살았지, 바이크도 안 타고>>입니다.

국내 출간된 모터사이클 관련 서적 대부분이 한국 상황과는 조금 동떨어진 번역본이었는데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입문서가 한 권 더 등장!!!한 셈이죠. 두유바이크가 그랬듯 쉽고 재밌게 쭉쭉 읽을 수 있게 썼습니다. 덤으로 30대부터 바이크를 시작해 이제 마흔이 코앞인 저의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바이크 덕분에 만난 인연들과 갖가지 에피소드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304050 독자분들-특히 비혼으로서 삶의 즐거움에 충실하고픈 분들께 감히 추천드려봅니다. 책 사시면 귀여운 스티커 굿즈도 받아보실 수 있답니다.







그럼 이제 본론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헬멧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뜬금없지만 제가 오랜만에 새 헬멧을 샀거든요. 사진을 보자마자 마음을 뺏겨버린 바로 이 헬멧, 아라이 라피드네오 오버랜드입니다.



2014년 제가 바이크에 입문하면서 처음으로 산 헬멧은 HJC의 제일 저렴한 풀페이스 제품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참 예쁜 벨 불릿(사진 참조)을 미국에서 사왔고(LA 바이크투어 이야기는 두유바이크 15회 클릭), 일관된 취향을 고수하며 빌트웰 그링고 헬멧도 들였었는데요. 알고 보니 HJC와 벨 불릿은 제 머리 사이즈보다 큰 제품이었고 그링고는 사이즈는 맞으나 제 두상과 너무도 사이가 나빴습니다. 게다가 불릿, 그링고 모두 풍절음 차단 성능이 참 별로였죠. 그래서 취향을 조금 포기하고 직구로 산 헬멧이 아라이 벡터X 플레이스였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벨 불릿, 빌트웰 그링고, 아라이 벡터X 플레이스.


아라이 벡터X 플레이스는 사이즈도 좋고, 디자인이 아주 제 취향은 아니지만 최소한 제가 싫어하는 화려한 그래픽은 아니고, 풍절음 차단도 저의 기존 헬멧들보단 훨씬 나았습니다. 다만 제 두상이 특이한 건지 한 40분쯤 달리다 보면 머리가 아프더군요. 다행히 열 번 정도 투어를 다녀오고 나니 숨이 죽었는지 괜찮아지긴 했습니다.

그러다 2년 만에 새로 들인 것이 아라이 라피드네오 오버랜드인데요. ‘한정판’으로 출시됐다는 이야기에 홀랑 넘어가서 퇴계로 아라이를 방문했습니다. 사실 다음 헬멧으로 쇼에이도 궁금하고 풍절음 정말 잘 막아준다는 슈베르트도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결국은 아름다운 디자인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아라이도 풍절음 차단 좋습니다만, 미지의 헬멧에 대한 동경이랄까 뭐 그런 게 있으니까요.

퇴계로 아라이는 이번에 처음 가봤습니다. 친절한 점장님께서 헬멧을 가져다주시고 이것저것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더군요. 그리고 아라이 벡터X 플레이스가 두상에 잘 안 맞았던지라 피팅 서비스도 요청했더니, 정말 숙달된 손놀림으로 맞춰 주셨습니다.

피팅의 달인이신 점장님




그렇게 신나게 저만의 맞춤형 헬멧을 사들고 와서, 정말 안 아플지 궁금해서 한 시간 정도 헬멧을 쓰고 넷플릭스를 봤습니다.

넷플릭스 시청중


결론은 대만족! 전혀 통증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제 얼굴에 맞게(나이 들어서 볼살 빠짐) 볼 쪽에도 스폰지를 빵빵하게 덧대어 주셔서 더욱 든든하게 꼭 맞는 느낌입니다. 원래 헬멧은 볼 쪽이 좀 허했거든요.

광고글은 아니고 그냥 새 헬멧 자랑이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정말 본론으로 들어가서, 헬멧을 산 김에 저도 오랜만에 헬멧 착용법 및 관리법을 복습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헬멧 기업, HJC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우선 기본적인 내용부터 훑어봅시다.



머리에 꼭 맞는 헬멧을 써야 하고, 최대한 DOT/ECE/SNELL 인증을 받은 제품을 쓰고, 떨어뜨리거나 어딘가에 부딪히면 보호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헬멧도 소모품이니까 3~5년 정도 쓰고 버려야(가슴 아픔) 한다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머리에 꼭 맞는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첫 HJC 헬멧을 사면서 대~~충 머리 둘레를 재보고 제 머리보다 큰 헬멧을 산 과거가 있습니다. 저 같은 분들이 없도록 올바른 측정법 알려드립니다. “눈썹 위 2.5cm”에서 줄자로 머리 둘레를 잽니다. 내 머리에서 가장 둘레가 넓은 부위를 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헬멧을 썼을 때, 내피의 상단 패드와 칙 패드가 머리와 뺨을 단단하게 누르는 느낌이 있어야 합니다. 아래 사진만큼 타이트하게 얼굴이 찌그러지는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났을 때 헬멧이 벗겨지거나 돌아가서 보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헬멧 색깔은 원하는 대로 고르면 되지만 참고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2004년 뉴질랜드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흰색 헬멧, 검은색 헬멧 착용자 중 흰색 헬멧 착용자의 사고 위험성이 24% 낮았다고 합니다. 밝은 계열의 헬멧은 어두운 계열의 헬멧보다 사고 위험이 19% 낮았구요. 연구자들은 전체 모터사이클 사고 중 11%는 ‘어두운 색깔의 헬멧’이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무래도 눈에 잘 띄는 색깔이 사고 확률을 떨어뜨려 주겠죠?

이제 헬멧 안쪽을 봅시다. 헬멧 내부에는 보호 효과를 위한 완충제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완충제는 헬멧 주인의 머리 모양에 맞춰 조금씩 모양이 변한다고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쓰던 중고 헬멧은 ‘비추’입니다.

다음으로 떨어뜨리거나 부딪히면 보호 효과가 떨어진다는 대목입니다. HJC에서는 “약 122㎝ 높이에서 떨어뜨렸다면 헬멧이 손상된다”고 설명합니다. 그 이상 높은 데서 떨어뜨렸다면 말할 것도 없겠죠. 헬멧은 단 한 번의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합니다. 겉에서 보기엔 멀쩡한 새 헬멧이라도 속은 망가졌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세척법.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헬멧 내피를 자주 빨게 됩니다. 내피는 손세탁이 제일 좋고 여의치 않다면 세탁기의 울세탁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빨래망에 넣어서 표준세탁 모드로 빨았는데 좀 낭패네요.



공기가 드나드는 벤트 부분의 먼지, 이물질 제거에는 키보드 청소에 쓰는 조그만 공기 펌프가 적합하다고 합니다.

실드 관리, 알면 좋은 내장재 관련 지식, 헬멧 폐기법은 바로 110회에서 이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건강 주의하시고 다음 회에 다시 만나요!!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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