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면서 아시아 기업들이 세계의 공장 중국을 벗어나 멕시코로 눈을 돌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아이폰 등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과 페가트론이 멕시코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라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미 멕시코 정부와 접촉해 논의를 시작했으며 연내 신공장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이미 멕시코에 공장 5개를 두고 있다.
폭스콘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애플의 최대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의 제조중심 기지는 중국으로 청두·선전·정저우·타이위안 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130만명에 달하는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그런 폭스콘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콘의 중국 외 지역 생산능력은 지난해 6월 25%에서 현재 30% 이상으로 높아진 상태다. 폭스콘은 지난 12일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 G2(미국·중국)를 둘러싼 환경변화는 불가피하다”며 “전 세계 공급망을 두 개의 세트로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폭스콘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중국을 떠나 멕시코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페가트론은 멕시코 추가 조립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조달 논의 초기 단계로 알려졌으며 애플 협력업체인 중국의 리쉰정밀도 올해 멕시코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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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기업들이 중국 대신 멕시코로 눈을 돌리는 것은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로 중국에서의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멕시코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건비가 저렴하다. 또 새 북미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발효로 역내 생산요건이 더 까다로워진 점도 생산기지로서의 멕시코의 이점을 강화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도 아시아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멕시코 내 공장관리 기업인 텍마그룹의 앨런 러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시장 점유율 유지를 원하는 중국 기업들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며 “공급사슬을 더 짧게 가져가고 역내 생산을 늘릴 것이며 코로나19로 이러한 변화에 더 무게가 실렸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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