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상기도와 하기도 모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줄여 감염병 확산과 폐렴을 예방하는 두 가지 목표·효과를 달성하는 게 이상적인데 많은 백신(후보)들은 상기도 바이러스를 크게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하기도 바이러스를 모두 줄이는 백신 후보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지난달말 임상 3상에 들어간 모더나(Moderna)의 mRNA-1273를 말한다.
오 위원장은 이어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모두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그 정도로 감염 예방 및 폐렴 경감 효과가 좋은 백신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백신은 현재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종식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코·입과 연결된 상기도는 몸 밖에 노출된 것과 큰 차이가 없어 언제든 공기·침방울을 통해 코로나19 등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예방 효과가 대략 50%를 밑돌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 허가기준을 질병예방 효과 50% 정도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백신이 판매허가를 받더라도 1만~3만명 규모의 인구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안전성 수준은 (백신 물량 확보 문제도 있지만) 국민 대다수에게 접종하기엔 미흡하다”며 “초기에는 (감염시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은 집단을 선별해 접종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은 보다 많은 인구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뒤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오 위원장은 “대화, 노래, 심한 (실내)운동을 할 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데 코와 달리 방어면역 기능을 하는 점액·림프조직이 없고 공기 흡입량이 훨씬 커 바이러스가 폐로 직접 들어가 코로나19 감염, 특히 중증 폐렴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뉴 노멀’ 시대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잘 쓰기, 손씻기를 충실히 하는 게 다른 어느 방법보다 예방 효과가 높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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