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한 ‘성교육 서적’이 남녀간 성관계를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언급된 책에는 성교 행위를 ‘재미있는 일’로 설명한 표현이나 ‘몸을 위아래로 흔들지’, ‘신나고 멋진 일’, ‘하고 싶어지거든’ 등의 문구가 삽입돼 있다.
김 의원은 25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여가부의 사업 가운데 하나인 ‘나다움 어린이책’ 서적에 담긴 내용을 지적했다. ‘나다움 어린이책’은 여가부와 기관·기업 등이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 중인 사업으로,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나다움’을 교육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올해 여가부는 초등학교 교사들과 아동작가 등 전문가그룹이 선정한 책 134종을 일부 초등학교에 지원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을 예로 들며 “성교육 서적이라 볼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들의 ‘조기 성애화’ 우려까지 있는 노골적 표현이 등장한다”며 “성교를 ‘재미있다’, ‘하고 싶어진다’라고 표현했으며 그림도 보기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해당 책에 포함된 남녀간 성관계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들어보기도 했다.
또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이라는 책은 동성애를 미화하고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동성애·동성혼 자체를 미화하고 조장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서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며 “성적 소수자와 동성애의 자기 취향과 개인 결정에 대해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아야 하는 것과 별개로 (여가부가) 이를 미화·조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비판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본 내용에 관해 사실 평이 좋은 책들”이라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우리나라 성교육에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어떻게 아기가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학부모들이 설명할 보조자료들이 (해당 책에) 담겨있고, 서구에서도 상이나 추천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는 교사와 학부모의 판단 속에서 하면 되는 것이니 너무 과장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될 것 같다”며 “성소수자 관련 내용은 가족 다양성이나 차별하지 않는 마음을 좀 더 지키고 키우려 했던 요소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너무 단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해당 책이 7권이라 하는데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비치된 게 아니라 교사나 사서가 별도 관리하게 돼 있다고 한다”고 해명하면서 “학교와 책의 비치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들에 신속히 조처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가부 여성정책과 담당자는 “해당 서적의 내용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 출판돼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것이고, 동성애 부분도 인권 중시를 설명하는 차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권리로 한 대목이 소개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해당 책들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실제 교육하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들에 교사 지도하에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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