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들 군 복무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소설을 쓰시네”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소설 쓰시네’ 발언과 관련,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질의 자체를 인신공격적으로 한다. 너무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에 대해 소설을 쓰는 정도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추 장관의 답변을 두고 조 의원은 “그렇다면 ‘소설을 쓰시네’ 자체가 국회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이라고 지적한 뒤 “오죽하면 유인태 전 정무 수석이 추 장관이 이 정부에 짐이 되고 있다고 말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다른 의원들은 수사 중이니 장관 발언을 절제하라고 하는 의견이었다. 상대 당 의원들은 자꾸 고발도 하고 내부고발자도 있다고 하고 언론 인터뷰도 시켜 사실인 듯 모욕주고 있다”면서 “그 부분이 계속 언급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날을 세웠다.
추 장관은 이날 앞선 질의에서 전주혜 통합당 의원이 아들의 군 복무 중 탈영 의혹을 재차 묻자 또 다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추 장관 아들이 병원 치료에 앞서 공가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병무청이나 국방부가 자료를 은폐한 것이냐고 질문했고 추 장관은 “아마 개인 정보보호법상 자료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검찰이 당장 수사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검찰 수사를 하라’는 전 의원의 요구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수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 의원이 다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수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라고도 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법사위에 참석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집중 질문을 받았다.
전 의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윤한홍 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수사한 동부지검장 출신의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해서 차관 발령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고 차관은 올해 1월부터 동부지검장으로 역임하다가 4월 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이를 지켜보던 추 장관은 “소설을 쓰시네!”라고 반응했고, 윤 의원은 “어이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바로 반격했다.
이어 윤 의원은 “동부지검장이 차관으로 와 있어 동부지검에서 과연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저는 안 된다고 본다”며 “그래서 물어보는 건데 법무부 장관이 자리에 앉아서 ‘소설을 쓰고 있네’라고 하면 국회의원이 무슨 소설가냐”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 국정에 관한 질문을”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회의에 참석한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이라고 마음대로 질문하고 이런 건 장관을 모욕하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것이냐”며 “근거를 제시하면서 물어보라”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자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법사위원장에게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지를 요청했고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지자 결국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법사위 정회를 선포하며 결국 파행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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