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분당구 내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인터넷 매물 광고를 내리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21일부터 시행한 정부의 온라인 매물 광고 규제에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집단으로 매물을 올리지 않는 행위도 담합이라고 보고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남 분당 등 일부 지역의 공인중개사들이 온라인 부동산 광고 게재를 중단했다. 정부의 온라인 부동산 광고 규제에 대한 반발이다. 정부는 부동산 허위매물에 대한 처벌조항을 담은 공인중개사법을 21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부동산114·다방·직방·호갱노노 등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위매물을 올리거나, 있는 매물이라도 중개 대상이 될 수 없거나 중개할 의사가 없는 경우 ‘위법한 광고’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판교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는 “판교를 중심으로 한 분당의 중개사무소 500여곳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규제가 강화된 21일부터 인터넷 광고를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개사들의 집단행동 때문에서만 아니라 중개사들이 허위매물 단속을 우려해 집주인의 매도 의사가 확실치 않은 매물을 대거 내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중개사들의 단체행동이 담합 때문일 수 있다고 보고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동료 중개사들에게 온라인 광고를 하지 말자는 집단행동을 제의하는 행동은 공인중개법상 담합인 ‘정당한 사유없이 개업 공인중개사 등의 중개 대상물에 대한 정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기존 공동중개매물이 팔렸지만 이를 알지 못해 광고를 내리지 못한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 또한 많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에 매물을 올리지 않는 현상이 심화, 결국 수요자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야만 매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