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가상 포맷이 더 우선시되면서 오프라인 행사의 중요도가 낮아질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는 홀로그램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사진)는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과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이 개최한 ‘제11회 문화소통포럼(CCF) 2020’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아탈리는 “홀로그램의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발레나 연극에서도 홀로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6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 해외 석학들과 국내 문화계 리더들은 ‘코로나19 이후의 문화 콘텐츠 전달 방식의 변화’를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아탈리는 기조발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보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실행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미래에는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도예를 하거나 피아노를 치는 등 예술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모습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악기 시장이 커다란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코로나 19로 기존 문화 콘텐츠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는 시간과 삶·죽음·슬픔·장례식 등이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아탈리는 정치·경제·문화·역사를 아우르는 지식과 통찰력으로 사회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하는 학자로 프랑스 정부 국정자문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를 역임했다. 전염병의 지구촌 창궐을 예측한 ‘21세기 사전’을 비롯해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미래 대예측’ ‘미래의 물결’ 등 50여권의 책을 쓴 저술가이기도 하다.
CCF는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들어진 포럼으로 매년 열린다. 올해는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인 세드릭 오의 축사를 시작으로 아탈리의 주제발표와 스페인 출신 작가 하비에르 모로, 영국 BBC방송의 프랜신 스톡 등 유럽지역 인사들의 발표와 토론 등이 이어졌다. 이날 모로는 “코로나19로 우리의 삶에서 디지털 활용이 가속화되면서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온라인 수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학력격차 문제나 노인들이 디지털로 겪는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우리의 습관, 심지어 인류 역사까지 바꿀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는 “인류는 많은 팬데믹을 겪어왔지만 종식 이후 제자리로 되돌아왔다”고 반론을 폈다.
27일에는 아나 세라노 캐나다 온타리오예술디자인대(OCAD) 총장, 제프 벤저민 빌보드 K팝 평론가, 여성만화 출판사 ‘알파걸코믹스’의 에이미 추 대표 등 미주 인사들이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여해 국내 참석자들과 코로나19 상황 속 문화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플랫폼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한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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