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남긴 “그간 즐거웠다”는 글 한 줄에 정치권 안팎이 요동쳤다.
홍 전 의원이 지난해 헤럴드미디어그룹의 지분을 팔고 대주주의 지위를 내려놓으면서 그의 정치권 복귀설은 파다했는데 이번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면서다. 차기 서울특별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관련주들도 폭등했다.
홍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간 즐거웠습니다. 항상 깨어 있고, 죽는 순간까지 사랑하며,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여러분의 삶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앞서 홍 전 의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주요 사진들을 대거 정리했다. 홍 전 의원은 그간 이 계정에 대자연과 환경보호의 의미를 담은 사진과 관련 제품을 올렸었다. 하지만 최근 사진들을 모두 깔끔하게 정리했고 전날 “그간 즐거웠다”는 말을 남겼다. 무언가 결단을 했고 다른 길로 가겠다는 암시로 읽힌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말은 그의 유명한 책 ‘7막 7장’을 떠올린다. 1993년 이 책을 낸 뒤 유명해진 홍 전 의원이 2003년에 내놓은 ‘7막 7장 그리고 그 후’의 부제는 ‘멈추지 않는 삶’이다. 2001년 언론 기업 헤럴드를 인수했던 그는 최연소 언론사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고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시 진보신당 후보였던 고(故) 노회찬 의원을 누르고 18대 국회의원이 됐다. 그리고 2011년 12월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뒤 자연주의 식품기업 ‘올가니카’를 창업했다.
그런 홍 전 의원이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남기자 “멈추지 않는 삶” 소위 ‘7막 n장’이 다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이후 대선 주자로 ‘70년대생·경제통’을 꼽은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으로 1970년생인 홍 전 의원의 정치 복귀설이 나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의 짧은 정치 경력으로 볼 때 대선에 직행하기보다는 다른 단계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 사이 불미스러운 일로 서울시장 자리가 공석이 됐고 그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 말을 남겼다.
다만 걸림돌은 그의 딸이 2018년 9월 미국 하와이에서 마약을 소지한 채 귀국하다가 적발된 사건이다. 장기 징역 5년~단기 3년을 구형받고 12월 인천지법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의 딸이 “의미 있는 삶을 살겠다”며 반성했지만 판결 봐주기 논란은 여전하다. 딸 문제가 정계 복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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