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발생할 수는 있다고 인정했다.
26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WHO 서태평양지부의 매튜 그리피스 기술 고문은 이날 “(재감염이)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도 “다만 (재감염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고 CNBC ‘스쿼크박스 아시아’에서 말했다. 그리피스 고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사례 2,400만 건 중 재감염 사례는 3건이다.
다만 재감염 우려와 함께 커지고 있는 ‘백신 무용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리피스 고문은 “재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코로나19 백신이 효과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여전히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놀라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미 제약업체 모더나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노년층에도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홍콩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된 논문에서 “젊고 건강한 33세 남성이 첫 감염 후 4개월 반 만에 두 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이 남성은 유럽 여행 후 홍콩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다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구진은 첫 번째 감염과 달리 두 번째 바이러스는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던 바이러스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보고된 지 하루 만인 25일에도 유럽과 인도에서 각각 재감염 사례가 2건씩 발생했다. 당시 인도 보건부는 “이전에 감염됐던 사람들에게 코로나19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충분한 양의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재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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