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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에 트럼프 대선캠프 '초비상'...백악관 수락연설 연기되나

WP "27일 연설 예정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도

피해상황 보고 아침 최종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UPI연합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의 여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7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허리케인 로라가 멕시코만 연안 지역을 위협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두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참모들은 27일 오전 텍사스주 및 루이지애나주의 피해 상황을 평가한 뒤 연설을 할지 여부에 관해 결정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일정상으로는 27일 밤 백악관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수락연설을 하며 24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전당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허리케인 로라가 엄청난 위력으로 큰 피해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로라는 시속 145㎞ 강풍과 함께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6m 높이의 폭풍 해일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주민 50만명이 피난 행렬에 오른 상황이다.

백악관이 수락연설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데는 허리케인 로라의 상륙으로 미국이 초긴장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피해 상황이 심각한데도 수락연설을 강행할 경우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민심 이반이 더 흉흉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국가적 재난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재난 대처보다는 재선용 정치 이벤트에 골몰했다는 비난을 자초할 수 있어서다.

공화당 전당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될 수락연설 개최 문제가 허리케인이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당초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규모 오프라인 전당대회를 지난달 취소한 이후 백악관 사우스론을 수락연설 장소로 정한 바 있다.



허리케인 로라./UPI연합뉴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백악관에 1,000명 가량의 ‘관중’을 부르기로 하는 등 화상 전대를 치른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흥행효과를 극대화하고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수락연설 개최는 일찌감치 해치법(공무 중에 혹은 공직에 따른 권한을 동원해 정치활동을 할 수 없으며 공직자의 정치활동에 연방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법) 위반 논란에 휘말린 상태이다. 국정운영 공간을 선거운동의 무대로 활용했다는 비난도 계속돼왔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물론 미국 사회가 로라의 접근에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로라의 등급을 3등급에서 4등급으로 격상했으며, 로라가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 해안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날 밤이나 27일 새벽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다. NHC는 4등급 허리케인이 몰고 올 피해는 재앙적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NHC는 만조와 함께 최대 20피트(6m) 높이의 폭풍 해일이 해안가를 덮치면서 내륙 40마일(64㎞) 지점까지 바닷물이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지 기상 예보관들은 “6m 높이 해일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2005년 8월 말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5등급에서 3등급으로 세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상륙했으며, 최고 28피트(8.5m) 높이의 해일을 일으키며 1천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허리케인으로 전기 공급이 끊길 경우 짧으면 몇주, 길면 몇 달씩 정전 사태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상당수 피해 지역이 최장 몇 달 간 거주할 수 없는 폐허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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