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강풍’을 동반하고 북상해 제주와 서해안 일대에 막대한 피해를 남긴 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오전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 인근에 상륙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이날 오전 7시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오전 6시 기준 폭풍반경이 80km까지 줄었다. 폭풍반경은 태풍 중심으로부터 초속 25m 이상 바람이 부는 반경을 뜻하는데 상륙 지점과 서울 중심 거리가 150km 이상 떨어져 있다.
하지만 바비의 ‘강풍 반경’은 여전히 290km 정도로 넓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부지방은 오전까지 바비의 영향을 받다가 오후부터 차차 벗어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바비가 몰고온 비구름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비의 북상으로 새벽 시간에는 서울에도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서울 전역에서 태풍 피해 신고 20여건이 접수됐다.
오전 2시15분쯤 강북구 미아동 미아사거리 한 건물 1∼4층 사이에 설치된 간판이 강풍에 떨어져 소방당국이 출동해 간판을 분리했다.
또한 오전 5시23분쯤에는 광진구 중곡동에서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떨어질 위험이 있어 소방 현장 조치가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서초구 서초동에서는 오전 1시22분쯤 나뭇가지가 변압기에 걸려 퓨즈가 고장 나면서 주변 24가구가 정전됐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는 오전 3시22분쯤 가로수가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차량 2대를 덮쳐 파손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4시58분쯤 강남구 신사동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져 지나가던 오토바이를 덮쳤다. 운전자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태풍 바비는 오전 6시 기준 평양 남서쪽 약 100㎞ 부근에 상륙해 시속 45㎞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65hPa, 최대 풍속은 초속 37m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서울 서남·서북권에 태풍경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강서구, 관악구, 양천구, 구로구, 동작구, 영등포구, 금천구(이상 서남권), 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이상 서북권)다. 서울 동남·동북권에 내려졌던 태풍주의보는 앞서 해제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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