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들 군 복무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소설을 쓰시네”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재차 ‘의혹 소명’을 추궁한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 이상한 전화들이 걸려온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수진 아들은 군대 갔다왔나’라고 묻는 전화들이 걸려온다면서 “대통령 또는 여당 극렬 지지자들은 ‘국토법무 장관’ 자제의 ‘황제 탈영’ 의혹 추궁 자체를 못 견디는 것 같다”고 했다.
‘국토법무 장관’과 자제의 ‘황제 탈영’ 의혹은 모두 추 장관을 저격한 것으로, 추 장관은 법무부 장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동산 정책 관련 훈수를 둬 장관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들의 군휴가 미복귀 의혹 역시 국회에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야당 의원들이) 소설을 쓴다’, ‘내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 ‘검언유착이 심각하다’ 등의 거친 발언을 쏟아내 여론의 빈축을 산 바 있다.
조 의원은 이어 “(추 장관 때문에) 욕설을 의미하는 ‘18 후원금’도 들어오고 있다”며 “부탁이다. 계속 보내주시기 바란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비꼬았다.
조 의원은 같은 날 다른 게시글에서도 추 장관이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이 아들 관련 수사를 두고 ‘아주 쉬운 수사’라고 표현한 점을 지목해 “군무이탈. “아주 쉬운 수사”, 맞다“며 ”추미애 장관이 ‘자백’한 것이다. 결과가 주목된다“고 적었다.
앞서 추 장관은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주혜 통합당 의원이 아들의 군 복무 중 탈영 의혹을 재차 묻자 또 다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추 장관 아들이 병원 치료에 앞서 공가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병무청이나 국방부가 자료를 은폐한 것이냐고 질문했고 추 장관은 “아마 개인 정보보호법상 자료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검찰이 당장 수사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검찰 수사를 하라’는 전 의원의 요구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수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 의원이 다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수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라고도 했다.
이어 조 의원도 추 장관을 향해 “아들 탈영 의혹 수사가 왜 이렇게 지연되느냐”고 수사 지연을 지적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아주 쉬운 수사를”이라며 “이게 검언유착이 아닌가. 장관 흔들기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고 맞받아쳤다.
조 의원이 다시 “참고인이 조사를 받고 어떤 말을 했다는 게 검언유착과 무슨 관계냐”고 질의하자 추 장관은 “답변을 해야 하느냐. 정말 너무한다”며 “수사 중 사건으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회의 때마다 한 번이라도 이 주제를 질문하지 않은 적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추 장관의 아들로 알려진 서모(27)씨는 지난 2017년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근무하던 중 휴가를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이 부대에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일어 검찰은 올해 1월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수사가 반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음과 동시에 최근 추 장관 아들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김남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까지 사표를 내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렸던 국회 법사위도 추 장관의 아들 미복귀 의혹에 대한 논쟁으로 파행했다.
당시 전 의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윤한홍 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수사한 동부지검장 출신의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해서 차관 발령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고 차관은 올해 1월부터 동부지검장으로 역임하다가 4월 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이를 지켜보던 추 장관은 “소설을 쓰시네!”라고 반응했고, 윤 의원은 “어이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바로 반격했다.
이어 윤 의원은 “동부지검장이 차관으로 와 있어 동부지검에서 과연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저는 안 된다고 본다”며 “그래서 물어보는 건데 법무부 장관이 자리에 앉아서 ‘소설을 쓰고 있네’라고 하면 국회의원이 무슨 소설가냐”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 국정에 관한 질문을”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회의에 참석한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이라고 마음대로 질문하고 이런 건 장관을 모욕하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것이냐”며 “근거를 제시하면서 물어보라”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자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법사위원장에게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지를 요청했고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지자 결국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법사위 정회를 선포하며 결국 파행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