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출마 전 ‘다주택 처분 서약’을 했던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82명 중 16명이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 지도부가 주택 매각 서약을 한 지 반년이 지났음에도 초선부터 이 같은 서약을 지키지 않아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1대 신규 등록 및 20대 국회 퇴직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에 따르면 21대 신규 등록 국회의원의 재산 평균은 신고총액이 500억원 이상인 전봉민 미래통합당 의원을 제외하고 23억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진종합건설 부사장을 지낸 전 의원은 ㈜이진주택 1만주와 ㈜동수토건 5만8,300주를 포함한 재산 914억원을 신고해 21대 국회 최고 자산가로 등극했다. 4·15총선 당시 590억7,6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던 박덕흠 통합당 의원보다 많은 수치다.
신고액이 5억원 미만인 의원은 43명(24.6%),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39명(22.3%),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 40명(22.8%)이다. 20억원 이상~50억원 미만 39명(22.3%), 50억원 이상이 14명(8.0%)에 이른다.
민주당 초선 의원의 19%는 여전히 주택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걸·윤준병·김주영 의원 등 16명이 2주택 이상을 보유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의 김주영 의원은 경기도 일산, 서울 강서구·영등포구에 아파트를 보유했으나 이 중 일산 아파트를 매각했다. 김홍걸 의원은 ‘국가문화재’로 신청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32억5,000만원)를 포함해 강남구에 12억원, 서초구에 3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했다. “월세가 정상이다. 누구나 월세에 사는 세상이 온다”고 했던 윤 의원은 전라북도 정읍에 월세로 살면서 종로에 연립주택, 마포에 오피스텔을 가졌다.
민주당이 총선 전 ‘다주택 매각 서약서’를 받은 지 7개월이 됐지만 아직 16명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 외에도 열린민주당 소속으로 “왜 다주택자를 적시하느냐” “20년 전 어쩌다 다주택자가 됐다”고 말한 김진애 의원은 서울 강남구에 다세대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인천시에 단독주택 하나를 소유했다.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세대 간 빈부격차’가 나타났다. 2030 의원인 장경태·전용기·김남국 민주당 의원, 지성호 통합당 의원,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무주택자였다. 60대 이상 초선 의원 25명의 재산 평균은 34억3,546만원으로 40대 미만 초선 의원 13명 평균인 3억4,503만원의 약 10배에 달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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