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의대 교수들이 28일 보건복지부가 파업 참여 전공의 10명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 자가 격리했던 전공의를 복귀하자마자 고발했다”며 “코로나19 의료진에 대한 감사가 공허한 말뿐“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는 이날 ‘코로나 자가격리 해제 직후 고발당한 전공의’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오전 8시 수도권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발령하고 바로 해당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27일 전공의 중 휴진자 358명에게 업무개시 명령서를 발부했고, 하루 뒤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10명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부당한 공권력의 폭거”라며 “의대 정원 확대 철회 등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는 9월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교수협은 “금일 고발당한 한양대병원 전공의는 중증코로나 응급환자 진료 과정에서 확진자에 노출되어 자가 격리 후 복귀하자마자 고발당한 상태다”고 주장했다. “그간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해온 의료계의 노력에 대해 보내왔던 감사는 공허한 말뿐이다”며 “의료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인들을 배제한 채 4대 악 의료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무너지는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지켜보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맞서는 우리 제자들을 끝까지 보호할 것”이라며 “복지부가 시행한 전공의 고발 조치를 철회하고 4대악 의료 정책의 추진을 원점에서 논의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경림기자 forest03@sedaily.com
다음은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성명서 전문.
한양대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성명서
- 코로나 자가격리 해제 직후 고발당한 전공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보건복지부의 부당한 압력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
오늘 보건복지부는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 10명을 고발조치 하였다. 이 중에는 한양대병원 전공의가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금일 고발당한 한양대병원 전공의는 중증코로나 응급환자 진료 과정에서 확진자에 노출되어 자가 격리 후 복귀하자마자 고발당한 상태이다. 그간 정부가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해온 의료계의 노력에 대해 보내왔던 감사는 공허한 말뿐이다.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해온 의료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인들을 배제한 채 4대악 의료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선배들의 몫까지 함께 짊어지고 투쟁에 나선 의대생들과 전공의, 전임의 선생님들을 우리 교수들은 지금까지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해왔다. 이들의 주장은 결코 직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우리의 의료 환경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진료 현장을 지키면서도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들을 응원한 것이다.
그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여러 차례 정부에게 건의하였다. 하지만 지난 수개월간 코로나진료에 헌신한 이를 기계적으로 고발하는 행태는 코로나 사태의 엄중함을 이야기하면서도 과연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한다. 이에 우리는 더 이상 무너지는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지켜보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맞서는 우리 제자들을 끝까지 보호할 것이다. 금일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전공의 고발 조치를 철회하고 4대악 의료 정책의 추진을 원점에서 논의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만일 우리 제자들인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조치가 가해질 경우 우리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다.
2020.08.28.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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