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도 동선을 숨기거나 속인 확진자들에 대한 지역 방역 당국의 고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대면 예배를 전면 금지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예배를 강행한 종교단체에도 고발 조치가 이어질 예정이다.
29일 제주도 방역 당국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탄산온천을 방문하고도 확진 이후 역학조사과정에서 방문 사실을 숨긴 개신교 목사 부부를 고발하기로 했다.
목사 부부는 지난 23일 오후 2시 4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이곳 산방산탄산온천을 방문했으나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목사 부부의 휴대전화 GPS(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를 추적해 온천 방문 이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전날에서야 온천 영업을 일시 중단하고 긴급 방역 조치를 실시했다. 목사 부부가 온천을 방문한 시간대 이용객은 300여명으로 파악된다.
경남도에서도 서울 광화문 집회에 다녀오고도 방문 사실을 부인한 확진자가 고발됐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확보한 광화문 기지국 정보를 토대로 창원 거주 40대 여성 A씨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광화문에 방문한 적 없다”며 검사를 거부했다. 그러나 거듭된 권유 끝에 27일 오후 검사를 받은 A씨는 확진 판정을 받았고 대학생 아들, 고등학생 딸까지 코로나 19 양성으로 판정됐다. 이에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날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전날 광화문 집회 참석 여성을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고발했다”고 밝혔다.
A씨로부터 감염된 ‘n차 감염’도 이어졌다. 근무지인 두산공작기계 내 편의점에서 이 여성과 접촉한 40대 여성과 30대 남성도 양성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여성의 고등학생 딸이 다니는 창원 신월고등학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학생과 교직원 등 467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고 두산공작기계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등 1,470명도 검사를 받았다. 두산공작기계는 일단 30일까지 회사 문을 닫기로 했다.
광주시에선 대면 예배를 전면 금지한 집합금지 명령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한 개신교회가 적발돼 고발 조치될 예정이다. 이번 적발은 광주 서구 쌍촌동 한 교회에서 저녁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데 따른 것으로 광주시와 서구, 경찰 등이 현장에 출동해 60여명의 신도가 모여 예배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단속 과정에서 해당 교회 관계자와 신도 일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측은 광주시의 집합금지 명령이 부당하다며 출입자명부 제출 등을 거부해 광주시는 감염법예방법 위반 혐의로 집회 참석자들을 고발하기로 했다./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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