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관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확진자가 각각 1,018명, 307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 확진자 발생이 잇따르면서 사망자까지 하나둘 늘고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4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1,01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교회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7일 만에 1,000명대를 넘어선 것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은 다른 종교시설을 비롯해 직장, 의료기관, 요양시설 등 곳곳에서 추가 전파를 일으키고 있다. 추가 전파가 발생한 장소는 25곳이며 확진자는 154명에 달한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 관련 확진자도 13명 추가됐다. 이로써 전국 13개 시·도에서 총 307명이 확진됐다. 집회에 참석한 확진자가 교회 등 지역사회에서 추가 전파를 일으킨 사례도 6건으로, 관련 확진자는 62명에 달했다.
새로운 집단발병도 이어졌다. 서울 관악구의 업체인 무한구(九)룹 관련 확진자는 6명이 늘어 누적 72명이 됐고 이를 매개로 전파된 전남 지역 환자도 55명이 새롭게 확진됐다.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관련해서는 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확진자의 직장인 금천구 축산업체 ‘비비팜’ 등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돼 이날 낮까지 총 34명이 확진됐다.
노원구 빛가온교회와 관련해서도 전날보다 확진자가 3명 더 늘어 누적 확진자는 20명이 됐다.
고령층이 많은 요양원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해 방역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참사랑요양원와 관련해서는 지난 27일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후 1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18명이다. 요양원 종사자가 5명, 이용자가 13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위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16명이다. 연령대별로는 80대가 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70대 5명, 90대 3명, 60대 1명 등의 순이었다. 평소 지병을 앓은 경우가 14명으로 대다수였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실질적으로 확진자 발생 이후에 약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지나면 위중증 환자로, 또 대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 사망자의 규모가 늘어난다는 저희 실무분석팀의 분석결과를 근거로 볼 때, 계속 위중 환자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조용한 전파와 함께 사망시점과 확진시점이 단축되고 있어 연결고리의 추적도 어렵고 역학조사의 역량을 시험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중증환자 155명에 렘데시비르를 투약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언제,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환자’ 비중도 20%에 육박했다. 지난 16일부터 이날 0시까지 방역 당국에 신고된 확진자 4,361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중’인 사례는 848명으로, 19.4%를 차지했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이 일상의 제1수칙”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를 요청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190만9,329명이며 이 가운데 183만5,883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5만4,046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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