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 함소아한의원 손병국 원장은 “여름 비염은 일회성으로 지나가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외부 활동이 줄고 에어컨 노출 시간이 많아지면 호흡기 점막이 예민해지고 비염이 악화하기 쉽다”며 “에어컨·선풍기 바람을 쐴 때마다 코막힘, 재채기, 콧물이 생기는 경우에는 비염이 악화하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간지러워하며 긁으면 오돌도돌하게 올라오기도 하는데 차고 건조한 공기에 장시간 노출돼 아토피피부염 증상까지 함께 나타난 경우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 피하고 코 세척으로 코 점막을 촉촉하게
여름철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가동 전 충분히 환기한다. 요즘처럼 집에 주로 있는 경우 창문을 닫고 밀폐된 상태에서 에어컨을 오래 켜둔 채 생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오전 오후 하루에 두 번 정도는 꼭 환기를 해서 실내의 좋지 않은 공기를 배출한다. 에어컨 필터의 청결을 유지하고 에어컨의 온도는 실외온도와 5도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 적절하다. 대중교통이나 이동하는 차안 에서는 얇은 웃옷을 입히는 것이 좋다.
에어컨 바람은 사람을 바로 향하게 하지 말고 가급적 위쪽으로 보내도록 설정한다. 직접 바람을 쐬어 폐가 상하는 것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찬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공기가 순환할 수 있어 공기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에어컨 바람으로 건조해진 콧속 점막을 촉촉하게 해주려면 코 세척이 좋다. 콧속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호흡기를 촉촉하게 유지시켜 비염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있으면 매일 해도 좋고, 코 세척 후 한방 외용제 등을 발라주면 촉촉함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코 세척을 못하는 아이들은 한방 코 스프레이를 촉촉하게 뿌려준 후 살짝 코를 풀게 하는 방법도 있다.
◇제철 과일로 수분 섭취하고 실외·실내운동을
에어컨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지고 몸이 건조해지면 아이의 면역력도 저하될 수 있다. 음식은 너무 차게 먹이지 말고 물을 많이 마시게 한다. 과일은 수분 섭취는 물론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열대지방에서 나는 바나나·망고·파인애플 등은 속에서 찬기가 덜 들고 여름철에 배가 덜 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더운 여름에 아이들이 냉방이 잘 되는 집안에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여름은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해야 하는 시기인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과 실외활동이 어려워져 여름 비염이 심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루 30분씩 산책이나 운동으로 체온을 높이고 땀을 배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내에서 스트레칭, 체조 등을 해도 된다. 냉방이 된 실내에서도 되도록 활동적인 놀이를 하거나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몸의 순환에 도움이 된다.
손 원장은 “한의학에서 ‘코는 폐의 구멍(鼻爲肺之竅)’ 이고 ‘피부와 털은 폐에 속한다(皮毛屬肺)’고 한다. 폐는 코, 피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장시간 에어컨의 찬 기운에 노출되면 폐의 구멍인 코 등을 통해 폐를 상하게 할 수 있다”며 “아이가 비염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에어컨의 냉기가 몸속에 들어가지 않도록 바람을 피해 생활하도록 에어컨과 공간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 막힘, 재채기 등 비염 증상이 생긴 경우에는 폐에서 찬 기운을 몰아내는 효과가 있는 세신, 생강, 계지 등의 약재가 들어간 처방들이 코막힘을 풀고 맑은 콧물이 덜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약재들을 차로 끓여 따뜻하게 마시는 게 좋다. 여름에는 엷게 끓여서 적당히 냉장보관해 시원하게 마셔도 괜찮다. 폐 기운을 북돋아주는 오미자차, 모과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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