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미일 국방장관이 직접 만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등 동아시아의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령 괌에서 회담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회담에서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폐기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이뤘다.
미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에스퍼 장관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생산 수단, 운반 수단의 완전한 제거를 포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또 일본에 대해서는 북한의 불법적 선박대 선박 환적을 막기 위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이행에 있어 강한 리더십, 이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다국적 군대 유치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교도에 따르면 양국 장관은 일본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계획을 철회한 후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의 구축을 시도하는 가운데 양국이 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정세에 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고 교도는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중국이 주변 국가에 악의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중국의 행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노 방위상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인해 최근 수년간 세계가 극적으로 변했다며 미국과 일본이 “같은 생각을 지닌 나라로서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힘을 배경으로 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고 법의 지배와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미 국방부는 “양 장관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더 넓게는 역내와 세계에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에스퍼 장관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인도, 호주를 포함해 같은 생각을 지닌 다른 파트너들, 그리고 미국, 한국과 3자간 협력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과 고노 방위상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 조약 제5조의 대상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당국 선박이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에 반복해 접근한 가운데 양국이 공조 태세를 부각한 셈이다.
에스퍼 장관과 고노 방위상은 우주·사이버 분야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이들은 올해 1월 고노 방위상이 미국을 방문한 후 약 7개월 만에 직접 만나 회담했다. 이번 회담이 한국까지 포함한 3국 국방장관 회담으로 진행될지도 관심을 모았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한미일 국방회담을 개최하자고 최초 제안했고, 이후 미국은 이날 괌에서 개최하자는 입장을 한국과 일본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등 내부 상황을 고려해 불참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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