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프로 선수들도 사소한 규칙 때문에 울고 웃는 것이 골프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욘 람(2위·스페인)이 가장 빛나는 플레이를 펼치고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환하게 웃지 못했다.
3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올림피아필즈C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3라운드. 높은 난도로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람은 4타를 줄였다. 4언더파 66타는 이번 대회 1~3라운드를 통틀어 18홀 최소타다. 람 외에는 케빈 스트릴먼(미국)이 이날 같은 스코어를 적어냈을 뿐이다.
중간합계 2오버파 212타를 기록한 람은 2라운드 공동 39위에서 공동 6위로 수직 상승했다. 공동 선두인 더스틴 존슨(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이상 1언더파)와는 3타 차이다. 다만 5번홀(파4) 실수로 ‘옥에 티’를 남겼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후 마크를 하지 않고 볼을 집어든 것이다. 이는 1벌타가 주어지는 행동이다.
람은 경기 후 “마커(동전 등 볼의 위치를 마크하는 물건)를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그냥 덤벼들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미 마크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볼을 원래 위치에 놓고 두 차례 퍼트로 마친 이 홀의 스코어는 파에서 보기가 됐다. 까다로운 코스에서 최종일 1타의 차이를 잘 아는 람은 “1타 차이로 우승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단지 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존슨은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전날 공동 3위에서 공동 선두로 오르며 2주 연속 우승 전망을 밝혔다. 지난주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에서 우승하며 세계 1위와 페덱스컵 포인트 1위를 차지한 존슨이 플레이오프 최종전(투어 챔피언십)을 페덱스컵 1위로 시작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투어 챔피언십에는 페덱스컵 30위까지만 진출하며 포인트 랭킹 1위로 투어 챔피언십에 오르면 10언더파를 미리 안고 경기에 나서게 된다. 이번 시즌 우승이 없는 세계 27위 마쓰야마도 이날 1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페덱스컵 35위에서 생애 첫 투어 챔피언십 출전을 노리는 안병훈(29)은 2타를 줄이는 분전을 펼쳐 공동 21위(5오버파)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4위 안에 들어야 최종전에 진출할 수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2타를 잃고 10오버파 공동 55위로 처졌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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