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지지율을 10%가량 끌어올리면서 보수정당 쇄신에 성공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아직 대선주자를 포함해 서울시장 후보감을 찾지 못해 인물난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보수 정당이 역풍을 맞았음에도 김 위원장은 통합당 지지율을 20%대에서 30%대로 끌어올렸다. 4·15 총선 참패 이후 26.1%였던 통합당 지지율은 김 위원장 취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논란이 정점을 찍은 8월 둘째 주에는 ‘탄핵 정권’ 이후 10년 3개월 만에 보수 정당 지지율(36.3%)이 민주당 지지율(34.8%)을 앞서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중도층 10%’ 흡수 전략이 그 주역이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기본소득을 공론화했고,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는 무릎을 꿇고 진정 어린 사죄를 했다. 당 지도부는 ‘태극기 세력’과의 결별을 암시하며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직접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중도층 유권자의 지지율 변화가 나타났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 6월까지 40%대에 머물던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7월을 기점으로 30%대로 하락했다. 동시에 20%대 박스권에 갇혔던 중도층의 통합당 지지율은 8월 첫째 주부터 37.4%를 찍어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한 이래로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미니 대선’ 구도로 확대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내세울 서울시장 후보를 아직 물색하지 못한 통합당의 인물난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민주당 출신 시장들이 치명적인 실수로 생긴 선거인 만큼, 통합당이 이기지 못하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당 쇄신을 대표하고 대선주자로까지 키울 만한 후보감이 눈에 띄지 않는 실상이다.
이에 통합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연신 러브콜을 보내며, 내년 4월 보궐선거 경선을 ‘미스터트롯’ 방식으로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며 범보수 통합 경선으로 흥행몰이를 꾀하는 우회 전략을 택했다. 김 위원장 스스로 임기를 내년 4월 보궐선거와 연동한 만큼 통합당의 인물난 극복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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