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시작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광복절 집회 관련 감염이 대구 등 지방 곳곳으로 퍼지면서 새로운 집단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불분명 환자’ 비율은 집계 이후 최대치인 21.5%를 기록했다. 유행 차단을 위해 30일부터 8일간 수도권에서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광화문 도심집회 관련 62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369명(수도권 198명, 비수도권 171명)으로 늘었다. 이 중 집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는 149명이고 121명은 추가 전파 사례다. 나머지 8명은 경찰, 91명은 조사 중이다.
집회와 관련해 현재까지 추가 전파로 집단감염이 확인된 장소만 10곳(1,118명)에 달한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누적 4명이 확인됐고 대다수는 지방에서 발생했다. 교인 다수가 지난 15일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대구 동구 사랑의교회에서는 3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감염자 34명을 기록했다. 2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무더기 추가 감염자가 확인된 것이다. 집회와 연관성이 확인된 대구 동구 은혜로비전교회와 아가페교회에서도 현재까지 각각 6명, 4명이 확진됐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000명을 돌파했다. 전날 대비 17명 늘어나 누적 확진자 수가 1,035명(수도권 965명, 비수도권 70명)에 달했다. 추가 전파가 발생한 장소는 25곳으로 이 중에는 대구 서구 보배요양원(10명), 충남 계룡시 도곡산기도원(6명) 등 지방 감염 사례도 포함됐다. 역학조사로 확인된 교회 신도와 방문자 총 5,281명 중 연락두절 등으로 검사를 받지 않은 이가 2,000여명에 달해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집회나 교회와 관련 없는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도 속속 발견됐다. 서울 영등포구 큰권능교회에서는 신도 21명 중 17명이 확진됐다. 또 이 교회 확진자가 근무한 경기 고양시 일이삼요양원에서도 입소자 8명이 추가 감염됐다.
한편 이날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불분명 환자’ 비율은 방역당국의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부터 이날 0시까지 방역당국에 신고된 확진자 4,381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942명으로, 21.5%를 차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교회·식당·카페·체육시설 등 우리 일상 곳곳에서 감염 전파 고리가 생겼고, 최후의 방어선으로 생각하는 의료기관과 요양시설까지 확산하고 있다”면서 “‘n’차 전파를 만들지 않기 위해 가능하면 24시간 이내에 접촉자를 찾아 격리하는 등 조사 및 격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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