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문제로 전격 사의를 밝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자는 한일관계 개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29일(현지시간) 아베 총리 후임자의 대내외 과제를 분석한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일본의 다음 총리가 한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호주국립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로런 리처드슨은 NYT에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무역전쟁 등으로 한일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이득을 보는 나라는 중국과 북한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역내 자유민주주의 법치질서 유지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중국은 여기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의 역내 태세가 약화된 상황에서 한국 또는 일본이 자국의 힘만으로 중국에 맞설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일관계 개선은 장기 과제로 간주됐다. NYT는 차기 총리의 당면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 △중국의 군사력 확대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결정 △미국 대선 등을 꼽았다.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뉴햄프셔주 유세 후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나의 아주 훌륭한 친구인 아베 총리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아베 총리가 미일관계를 역대 최강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헌한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아베 총리는 우리 동맹을 평화와 안전의 초석으로 옹호했고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을 관통하는 동반자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일에 나서 이 지역의 자유와 개방성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31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아베 총리는 다음 총리가 오더라도 미국과 일본은 강력한 양자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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