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가족 전체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1.4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의 KB아파트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지수는 11.4로 나타났다. 2년 전 9.9보다 1.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가구 전체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경우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PIR 지수가 11.4로 나타났다는 것은 가구 수입을 온전히 모았을 때 11.4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사의 아파트 부동산담보대출 대출자의 연 소득 중윗값을 가구 소득으로 잡고 대출 당시 담보 평가 가격의 중윗값을 주택가격으로 계산해 지수를 산출한다.
서울의 PIR 지수는 2016년 1분기 9.0을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3분기 10.1로 10포인트를 넘겼고 지난해 1분기(10.5), 올해 1분기(11.7)까지 치솟았다. 이번 분기에는 전 분기보다는 소폭(0.3포인트) 낮아졌지만 역대 지수 추이로 보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PIR 지수가 계속 높아진 것은 가구 소득 상승치보다 주택 가격 상승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2년 동안 가구 소득은 4,624만원에서 5,443만원으로 11.7%(820만원) 올랐다. 하지만 주택 가격은 같은 기간 4억5,584만원에서 6억2,000만원으로 36%(1억6,417만원)나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서울은 다른 지역보다 집값 상승 속도가 더 빨랐던 탓에 ‘내 집 마련’의 어려움도 더 컸다. 다른 수도권 지역과 PIR 지수를 비교하면, 경기의 경우 올해 2분기 지수는 8.0으로 2년 전 7.8보다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천은 7.5로 2년 전인 7.4보다 0.1 상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