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이 5박 6일 동안 함께 먹고 자며 산행하는 강릉시 주관 ‘2020 울트라 바우길 탐사대’가 결국 비판 여론에 취소됐다.
30일 오후 행사 주최 측은 홈페이지에 행사 연기를 공지했다. 주최 측은 공지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심각한 현 상황에서는 (행사를) 진행 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며 “선발되신 분들 일주일이라는 짧지 않은 답사를 기다리고 많은 기대하셨을 텐데 잠시 접어두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좀 잠잠해지면 그때 안전수칙 준수하며 다시 답사하기를 기대해본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행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돌연 취소를 공지했다.
이 행사는 총 24명의 참가자들이 5박 6일 동안 100km에 달하는 강릉 바우길의 한 코스인 울트라 바우길을 걷는다. 평창군 대관령면의 신재생에너지관, 강릉시 왕산면 닭목령-왕산면 삽당령-옥계면 덕우리재 등을 잇는 구간으로 강릉시 전체의 3분의 2에 달한다. 행사는 사단법인 강릉바우길이 탐사 코스, 숙식 등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릉시가 주관한다.
이 행사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수칙에는 위배 되지 않는다. 2단계 아래 에서는 100인 이하라면 공동 실외활동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4명의 참가자가 5박 6일 동안 길게는 하루 20km를 웃도는 구간을 지근 거리에서 산행하는 것은 물론 아침·저녁 식사를 실내 공간에서 같이 먹는다. 참가자들이 5일간 묵을 숙소는 2인실~ 6인실 등 다인실로 이뤄져 있다.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는 숙소 인근의 사우나 이용을 적극 권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강릉시는 지난 23일 사우나를 고위험 집합시설로 규정하고 집합을 제한했다. 참가자들이 6일에 걸쳐 100여km의 장거리를 다니는 만큼 바이러스 전달자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