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두뇌에 마이크로 칩이 심어진 돼지를 선보이며 향후 사람의 뇌에도 칩을 심어 치매·파킨슨병 등 난치병을 치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공동창업자로 있는 뇌신경과학 벤처기업 뉴럴링크는 온라인으로 공개된 설명회를 통해 23㎜×8㎜ 크기의 컴퓨터 칩 ‘링크 0.9’가 뇌에 심어진 채 두 달간 생활하고 있는 돼지 한 마리를 공개했다. 이번 설명회는 돼지에 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의 뇌에도 칩을 이식해 난치병을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열렸다. 이날 머스크 CEO는 기억력 감퇴, 청력 손상, 불면증, 우울증 등을 언급하며 “장치를 이식하면 실제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돼지의 뇌에서 전달된 신호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기록되는 모습도 시연됐다. 돼지가 움직일 때마다 1,000개 이상의 전극으로 이뤄진 링크 0.9는 뇌세포의 신호를 수집해 무선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전송했다. 뉴럴링크는 현재 기술 수준은 뇌의 피질을 건드리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신경세포가 밀집된 뇌 깊은 곳의 회색질에 칩을 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뇌에 이식된 칩을 ‘핏빗(건강 정보를 기록하는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와 뉴럴링크는 칩에 인공지능(AI) 기능도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머스크 CEO는 두뇌 컴퓨터 기술이 인간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경계하며 “(이 같은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문명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럴링크 측은 실제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뉴럴링크는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머스크 CEO가 투자한 1억달러(약 1,183억원)를 포함해 총 1억6,0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