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까지 반 년 간 기업의 채용 계획 인원이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다. 하반기 채용 시장조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타격을 받은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31일 ‘2020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해 기업의 2·4~3·4분기(4~9월) 채용 계획 인원이 23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3,000명 줄었다고 밝혔다. 2·3~3·4분기 채용계획인원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30만 명 선이 무너졌으며 또 다시 감소했다. 고용부는 지난 5월 6일부터 6월 30일까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3만2,000개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코로나 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상반기 고용 침체가 하반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대개 정기 공채가 상반기 1~2월, 하반기 7~8월에 몰리기 때문에 9월까지의 채용 계획 인원은 하반기 채용을 좌우한다. 1·4분기 구인인원은 79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고 채용인원도 73만4,000명으로 1.9% 감소했다. 구인인원이 80만 명 선을 지키지 못한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개학연기, 학원 휴업, 관광객 감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로 채용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구조적인 ‘인력 미스매치’도 영향을 미쳤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사유로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 26.4%로 가장 높았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 최고치(21.3%)를 기록했다. 채용시장에 나오는 구직자의 눈높이는 중소기업에 맞지 않고 생산성은 대기업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 7월 기준으로 1인 이상 기업의 종사자는 총 1,84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8,000명(0.7%) 감소했다. 감소 폭은 지난 4월 36만5,000명으로 저점을 찍은 후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광복절 집회 후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노동 시장의 꾸준한 개선을 전망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