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법으로 외국인 빠져나간 홍콩 부동산, 中 투자자들 몰린다

8월 한달에만 6,100억원어치 매입

코로나19에 외국 기업 철수 등 가격 30% 폭락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가는 홍콩 시민들 /AFP연합뉴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이후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홍콩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대거 매입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세는 이전보다 30% 가량 급락한 상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친 결과다.

여기에 지난 6월 말부터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잇따라 홍콩에서 철수 움직임을 보이며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홍콩보안법 29조 4항은 중국이나 홍콩에 제재, 봉쇄 등 적대적인 활동을 하는 개인과 조직을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다국적 법률회사의 파트너인 레스터 로스는 “개인이나 기업 등이 하는 광범위한 활동이 이에 위배돼 조사를 받고 기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로부터 회복할 조짐을 보이는데다 유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자 가격이 폭락한 홍콩 부동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8월 한달에만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최소 상업용 빌딩 두 개와 호텔 등 40억 홍콩달러(약 6,1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의 리브스 옌 홍콩 자본시장 총괄은 “최근 고가 건물 대부분은 중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하고 있다”며 “이들은 장기적으로 홍콩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카코프 부동산의 영업이사인 데니스 청 역시 “더 많은 본토 투자자들이 땅을 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인들이 차지한 비중은 39%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중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19%였던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희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