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새 당명으로 유력한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명칭이 유사하단 지적에 대해 국민의당 측은 “중도 코스프레가 아니길 바란다”고 31일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측은 이날 통합당 새 당명 후보에 대해 “국민의당처럼 중도정당, 실용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하지만 당명 변경과 함께 실제 내용이 변하고 혁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 직후 통합당 새 당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다른 당 당명에 대해 제가 뭐라고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언뜻 듣기로는 유사 당명으로 될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취재진이 국민의당과 합당을 염두에 둔 당명 개정이 아닌지 묻자 “그런 논리라면 다른 모든 국민이 들어간 당도 합당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 대표는 통합당에서 제안하는 서울시장 범보수 단일후보 영입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다만 범보수 진영 통합에 대해서는 “야권의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명 공모에서 ‘국민’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제안된 점을 고려해 ‘국민의힘’을 유력한 당명 후보로 선정하고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 명칭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란 단어 자체가 우리나라 헌법 정신에 맞다”면서 “국민의당하고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당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은 과거에 일반적으로 기득권 보호하고 있는 자에 편에 서는 정당으로 인식됐다”며 “시대 변화에 맞는 국민 의견을 제대로 섭렵해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국민으로부터 거리 두는 정당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제시한 정강정책과 당명에 대해 여러 의원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통합당의 새 당명 ‘국민의힘’이 추인받을 경우, 중앙선관위에서 유사 당명 여부를 확인받아야 새 당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한 글자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유사 당명 여부는 검토해봐야 안다”고 답했다.
한 글자 차이도 당명 등록 여부에 영향을 미친 선례가 있다. 지난 2017년 선관위에서는 기존에 민중당이 있기 때문에 ‘새민중당’이 명칭 신청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지난 2월 안철수가 제출한 ‘국민당’은 기존 정당인 ‘국민새정당’과 차이가 ‘새’ 한 글자밖에 없는 이유로 등록이 불허됐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관위 측은 “새(신, 新)라는 단어가 독자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기 힘들어 당시에는 유사 명칭으로 판단했다”며 “‘국민의힘’에서 ‘힘’이 독자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는 검토해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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