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파업을 강행하는 의료계를 향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복귀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엄중한 국면에 의료계가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중단하지 않아 대단히 유감”이라며 “지금처럼 국민에게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가 위중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러 차례 양보안을 제시했고, 합의가 이뤄져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국회 내의 협의기구 등을 통해 모두가 공감대를 표명한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해소와 필수 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까지 의료계와 함께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데 그 이상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8일 한정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관련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의협과 대전협 등이 포함된 국회 내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는 방안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지난 30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단체행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지도 않다”며 “하루속히 업무에 복귀해 환자들을 돌보고 국민의 불안을 종식시키는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하루에 400명대까지 늘어났던 코로나19 국내 감염 환자 수가 이후 4일 동안 2~300명대로 줄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안정세로 가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한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주말까지 확진자 증가를 막아 준 것은 대다수 국민들께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에 협조하여 외출 등 일상 활동을 자제해 주신 덕분”이라며 “대다수 교회도 비대면 예배에 협력해 주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그 이면에는 식당과 카페, 학원과 독서실, 체육시설을 운영하시는 분들 등 많은 국민들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어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정부는 조기에 정상적인 일상과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이유에 대해 “확진자 수치 속에 드러나지 않는 불안 요인이 여전히 크게 잠복해 있기 때문”이라며 검진을 받고 있지 않은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일부 교인들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릇된 신념이나 가짜뉴스, 또는 정부에 대한 반대 때문일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등 국민들이 입는 피해가 너무나 크다”며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확진자 중 고령자 비율이 매우 높고 검진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원할 경우 익명 검사도 허용하고 있는 만큼 방역 당국의 신속한 검사 안내에 협조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아 검진과 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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