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 비서관급 이상 참모 가운데 유일한 다주택자였던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이 31일 교체됐다. 이에 따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첫 매각 권고 이후 8개월이 지나서야 청와대 참모진의 ‘다주택 제로(0)’가 달성됐다. 여 비서관은 전매제한에 걸린 과천 분양권 대신 거주하던 마포의 아파트를 팔려고 했으나 매각이 여의치 않자, 본인이 사의를 표명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여 비서관 후임으로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을 임명하는 6명의 비서관급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정무비서관엔 배재정 전 의원, 청년비서관에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 기후환경비서관에 박진섭 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안보전략비서관에 장용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평화기획비서관에 노규덕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을 각각 내정했다. 이들은 9월 1일자로 임명될 예정이라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배 신임 정무비서관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제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국무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다. 여당 지도부가 이 신임 대표 체제로 바뀐 가운데, 임기 후반기 당청 관계를 원활히 하려는 인사로 해석된다.
윤 신임 국정홍보비서관은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으로 김재준 춘추관장,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등과 함께 문 대통령의 ‘젊은 참모진’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초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의전·민정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이후 부대변인을 맡아 언론 대응 및 정무 감각을 쌓았다.
앞서 외교부 1차관으로 최종건 전 평화기획비서관이 파격 발탁된 가운데 국가안보실에서도 교체 인사도 이뤄졌다. 장 신임 안보전략비서관은 국정원, 국회의장실 등에서 근무한 안보전문가로 참여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노 신임 평화기획비서관은 외교부 대변인을 역임한 외교관 출신으로 앞으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이날 임명된 비서관들은 모두 1주택 또는 무주택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 기한을 이달 말로 제시한 바 있다. 이날 비서관급 인사로 청와대의 다주택 참모들을 둘러싼 문제는 해소됐으나, 그 과정에서 여론 악화와 내부 갈등 등 적지 않은 상흔이 남게 됐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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