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인사로는 외교부 1차관에 처음 임명된 최종건 차관이 자신을 ‘자주파’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20세기적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주’는 비이성적, ‘동맹’은 매우 현실적이다라는 프레임에 동의할 수 없다”며 현실적인 외교 방안을 찾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차관은 31일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주파라는 평가를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외교적 현실에 와 보니 어느 상황에서도 극단의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내가 교수시절 썼던 칼럼, 논문은 그렇게 해석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특정 사안에 대한 특정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임에 따른 한일관계 개선 방향에 대해선 “한일관계는 아시다시피 우리 공약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그 기조는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교부 기조는 투트랙이고 역사적 문제는 역사적으로 두고 실질 협력은 협력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선 “원칙은 확실하다”며 “투명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내부 점검하고 그렇게 하고 있으며 이것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현안에 대해서는 “미국의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도 조만간 소통 계기를 만들어 협력 과정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상견례를 갖기도 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인 최 차관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거쳐 40대라는 파격적인 나이에 외교부 1차관으로 승선했다. 그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김기정 전 안보실 2차장 등과 함께 줄곧 ‘자주파’로 분류됐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9·19군사합의의 산파역을 했으며 대북제재와 별도로 적극적인 남북협력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해왔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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