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첫 사례가 나왔다. 지난 4월 콜센터 근로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도 산재로 인정됐다. 산재가 점차 폭넓게 인정되는 추세다.
근로복지공단은 미국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A씨가 신청한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인정하기로 31일 결정했다. 해외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걸린 경우 산재로 인정된 첫 사례다.
산재보험을 받기 위해서는 ‘업무상 질병·재해’ 판정을 받아야 한다. 말 그대로 질병과 재해가 업무 수행과 직간접적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A씨는 건설업 종사자로 미국 내 우리 기업에서 일하다 입국했다. 미국 현지에서 동료 근로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있었고 A씨는 입국한 공항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이 경우 업무 외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적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코로나19의 업무상 질병 여부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공단은 4월 구로구 콜센터 상담원 B씨의 경우도 코로나19를 업무상 질병으로 봤다. 밀집된 공간에서 근무하는 업무 특성상 반복적으로 비말 등 감염 위험에 노출돼 업무와 코로나19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업무활동의 범위와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가 일치하고 △업무 수행 중 바이러스에 전염될 만한 상황을 인정할 수 있으며 △가족이나 친지 등 업무 외 일상생활에서 전염됐다고 보기 힘들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해외파견 기간이나 해외출장 중에도 산재 보상이 가능하다. 근로복지공단은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의사·간호사·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뿐 아니라 콜센터 직원 등 총 76건을 산재로 인정했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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