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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 “지금 외래 접수하면 11월에나 진료”…수술연기에 초진까지 차질

증상 악화로 환자들 생명마저 위협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외래 진료를 접수하면 진료과목에 따라 최장 오는 11월에나 의사를 만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의사 진료 이후에 다시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해 내년이나 돼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초기 암 환자라면 중기나 말기로 악화한 뒤에야 수술대에 오르는 셈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90%, 전임의 50%가 파업에 참가해 이번주 들어 사흘 연속 수술 절반 이상이 연기됐다”며 “교수진이 수술과 입원환자 회진까지 모두 맡느라 신규 외래 진료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이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31일 전국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은 수술 연기와 외래 진료 지연 등으로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상급종합병원은 평소에도 첫 진료 예약시 한 달 뒤에 잡히는 게 예삿일이었지만 현재는 두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 이 같은 의료차질은 단순한 불편에서 끝나지 않고 환자들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치료가 지연됨에 따라 암 환자의 경우 종양이 더 자라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등 경증이 중증으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건강검진 시기를 놓친 환자 가운데 경증이 중증으로 심화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며 “이번 파업에 따른 지연도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부터 내과 외래 진료를 축소한 서울대병원의 경우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예약환자 가운데 10~20%는 사전에 일정이 연기돼 제때 진료를 받지 못했다. 이날 내과 외래 예약환자 수는 2,609명으로 8월3일(2,902명) 대비 10%, 8월10일(3,343명) 대비 22% 줄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진료 연기가 가능한 외래환자 일부의 일정을 미루는 등 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공의·전임의들이 잇따라 가운을 벗으면서 의료 현장 곳곳에서 환자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 강남의 한 대형병원을 찾은 60대 여성 환자는 “코로나19가 한창 퍼지고 있는데 이런(파업) 상황까지 겹쳐 몹시 불편하고 걱정이 된다”며 “이 지경까지 만든 정부도 문제고, 의사들도 꼭 이래야 하나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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