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에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제한적이고,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률을 높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군사용으로 승인된 캔시노바이오로직스 코로나19 백신은 고열을 동반하는 감기인 아데노바이러스 5형(Ad5)의 변형된 형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이를 기반으로 한 백신이 대규모 임상시험을 마치기도 전에 여러 국가에서 긴급 승인을 받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센터가 개발하고 있는 ‘스푸트니크Ⅴ’ 백신도 Ad5 및 희귀종인 아데노바이러스26형(Ad26)을 활용했다.
문제는 이미 많은 사람이 아데노바이러스 관련 면역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안나 더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많은 이들이 Ad5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의 전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백신이 효과가 있을 확률은 40% 정도”라고 지적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Ad5 기반 백신이 에이즈를 발병하는 HIV에 감염될 위험을 높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2004년 미국 제약사 머크가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이미 Ad5 면역을 갖춘 사람이 Ad5 기반 HIV 백신을 접종했을 때 HIV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이끌었던 연구진도 2015년 “Ad5 기반 백신의 부작용은 HIV 백신에 한정됐을 수 있다”면서도 “Ad5 기반 백신의 시험 기간 및 종료 후에도 HIV 발병률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코로나19 백신 네트워크의 공동 리더인 래리 코리 박사는 “HIV 감염 위험이 있는 어떤 개인 또는 국가에 이같은 백신을 투여하는 것은 우려할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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