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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연대와 직진하는 사랑 이야기…독자에 행복감 줬으면"

신작 '더 셜리 클럽' 낸 박서련 작가 인터뷰

"전작처럼 사랑으로 움직이는 여성 주인공"

"코로나 시대 지쳐가는 일상에 위로 되길"

세번째 장편소설 ‘더 셜리 클럽’을 내놓은 박서련 작가./정영현기자




바다 건너 호주에서 나이도, 국적도 다른 낯선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사랑의 힘으로 오직 직진한다. 때로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자신의 마음뿐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의 진심을 이리저리 뜯어 보기보다는 덥석 받아들이고 고마워한다. 그녀의 이름은 설희, 풋풋하고 용감한 청춘이다.

전작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2018)’, ‘마르타의 일(2019)’을 통해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박서련 작가가 신작을 냈다. 이번에도 역시 여자 주인공이 이야기를 주도한다. ‘더 셜리 클럽(민음사 펴냄)’의 설희 역시 전작의 주인공들처럼 사랑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인물이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랑의 힘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서울 마포 상수동의 한 북 카페에서 만난 박 작가는 “사랑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작품 구상의 계기를 밝혔다. 물론 전작에서도 사랑은 주인공들에게 중요한 사건이다. 하지만 설희는 ‘체공녀 강주룡’의 주룡처럼 일제시대 노동자로서 고공 농성을 하거나 ‘마르타의 일’의 수아처럼 폭력의 상처를 이겨내야 하는 힘든 과정을 겪지 않는다. 설희는 호주 멜버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20대 청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 같은 인물이다. 박 작가는 설희의 이야기에서 극한 도전과 고난을 빼내는 대신 위로와 격려, 연대가 선사하는 따뜻함을 가득 담았다.

박 작가는 “실제로 몇 년 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고, 거기서 셜리 클럽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셜리 클럽에 속한 백인 회원들의 미소를 보면서 저들 사이에 아시아에서 온 젊은 여성이 섞일 틈이 있을지 생각해 봤고, 여러 상상을 해 보면서 소설을 써나갔다”고 말했다.





주인공 설희는 영어 이름으로 ‘셜리’를 사용한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시골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유행 지난 이름이다. 설희는 우연히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셜리 클럽의 존재를 알게 되고, 회원 할머니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셜리들은 때론 친구처럼, 때론 엄마나 할머니처럼 설희를 환대하고 지지해준다. 셜리들은 ‘재미, 음식, 친구’ 세 가지를 가장 중시한다. 인종, 문화, 성장 환경에 따라 사람을 재단하지 않는다. 국적과 나이를 넘어서는 여성들의 연대는 시간이 흐를수록 단단해져 간다.

소설에는 정체성을 고민하는 또 다른 청춘도 등장한다. 이 고민의 해법 역시 따뜻한 이해와 신뢰라고 소설은 말한다.

코로나 19로 몸도 마음도 움츠러든 요즘, 이 소설이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박 작가의 바람이다. “현재 우리에겐 확실한 행복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 역시 글을 쓰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았고요.” 그는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 모두 한 명의 셜리”라며 “어떤 독자분은 벌써 셜리클럽 한국 지부를 만들고 싶다는 피드백을 주셨다”며 웃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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