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과학방송통신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이 각각 당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며 생긴 공석을 두고 여당 3선 의원들이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의원들은 후반기에 자신이 활동하고자 하는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알짜’ 상임위만 골라가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은 3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복지위원장과 과방위원장 후임을 물색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간 3선 이상 의원들 중 선수가 높은 의원에게 우선권을 주고 선수가 같을 경우 나이가 많은 순으로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했다. 이에 따라 현재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지 않은 3선 의원 중에선 김경협·이원욱·박범계 의원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이들 일부는 후반기를 내다보면서 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현재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의원은 “이번 전반기에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후반기 기재위나 외교통일위원장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대 국회에서 과방위 민주당 간사를 맡은 이 의원도 과방위원장직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나 기재위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보건복지위원장으로는 3선의 남인순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남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 최고위원직을 마친 데다가 현재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3선 이상 여당 의원 중 드문 여성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남 의원 측도 “19대 국회부터 보건복지위원회에 있었다”며 전문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에도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2번 연속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은 관행에 맞지 않다”는 시각도 있지만,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면서 민주당 내부 관례는 상당 부분 깨진 상황이다. 20대 국회 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은 정성호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기재위원장을 맡았다.
‘직전에 장관직을 맡았던 상임위원회에선 위원장을 맡지 않는다’는 내부 관례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는 해당 의원이 행정부처 장관으로 활동했던 일들을 입법부로 돌아와서 따지는 ‘셀프감사’를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2019년까지 문화체육부장관으로 있었던 도종환 의원은 2020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수나 나이, 혹은 상임위원장 연속 역임 불가 등 기존의 관례를 뛰어넘는 인선이 진행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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