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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중심서 폭발한 '다이너마이트'...BTS, 韓 첫 빌보드 싱글 1위

앨범차트 1위 이어 대기록 쾌거

영어가사·흥겨운 디스코팝으로

핸디캡 극복하며 라디오 등 선전

팬덤 넘어 대중까지 사로잡아

포브스지 "패러다임 전환" 평가

보수적 그래미상 수상도 기대

BTS./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제목 그대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렸다. K팝 가수 중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 고지를 밟은 것이다. 지금까지 K팝 최초·최고의 기록을 잇따라 써내려 온 BTS지만, ‘핫 100’ 1위는 BTS의 음악이 주류 팝 음악의 중심부로 파고들었다는 상징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미국 등 영어권 가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핫 100’ 1위 등극은 BTS가 팬덤을 넘어 미국 대중으로까지 인기의 폭을 넓혔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BTS가 한국 가수 중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올랐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핫 100’ 장악은 “패러다임의 전환”

빌보드는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이번주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1위로 데뷔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비영어권 가수들이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차트로 인식되는 빌보드 ‘핫 100’에서 한국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우리 대중음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BTS는 미국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구축된 열정적인 팬덤에 힘입어 그동안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네 차례나 정상을 차지했지만, 주류 팝음악의 인기지표인 핫100에서는 한 번도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비영어권 가수로서 팬덤 밖에 있는 일반 대중을 파고들기가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2017년 ‘DNA’가 ‘핫 100’에 처음 진입해 67위까지 올랐고, 2018년 ‘페이크 러브’(10위), 지난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와 올 2월 ‘온’(ON·4위)으로 꾸준히 순위를 올렸지만 정상을 밟지는 못했다.

아시아권 가수가 ‘핫 100’에서 정상에 오른 사례도 극히 드물다. 빌보드에 따르면 1963년 일본 출신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가 아시아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핫 100’ 1위를 기록했고, 2010년에는 한국계 멤버가 포함된 미국의 일렉트로닉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라이크 어 지 식스’(Like A G6)로 1위에 올랐다. BTS를 제외한 한국 가수 중에는 원더걸스가 2009년 ‘노바디’로 76위를 차지한 것으로 시작으로 싸이, 블랙핑크가 순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12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2위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BTS가 ‘핫100’ 1위 고지에 오른 데 대해 외신들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포브스지는 “BTS는 팝 슈퍼스타로서 마지막 남은 경계를 뛰어넘었다”며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은 서양 음악 청취자들이 비서구권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해 패러다임의 전환과 다름없다”고 평했다.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BTS의 ‘다이너마이트’. /사진=빌보드 SNS




대중성 강화한 ‘다이너마이트’…그래미도 기대

BTS 신곡 ‘다이너마이트’는 처음으로 가사 전체를 영어로 부르고, 강한 팝 스타일을 가미해 비영어권 가수의 핸디캡을 극복해냈다. ‘핫 100’ 순위 산정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라디오 방송에서 선전한 데는 이러한 요인들이 주효했다. 미국 내 160여 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 지난주 30위로 데뷔한 ‘다이나마이트’는 이번 주 BTS의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했고 1,160만 명의 청취 인구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는 발매 첫 주 4,000만 회에 달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수를 기록해 주간 ‘글로벌 톱 50’ 차트 2위에 올랐으며,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가 26만5,000건에 달해 이번 주 2위인 카디 비와 메건 더 스탤리언의 ‘WAP’(2만5,000건)을 큰 폭으로 제쳤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쉽고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디스코 팝 장르로 유쾌한 메시지를 던지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도 인기 요인이 됐다. BTS는 이번 곡에 특별한 세계관을 담기보다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모두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숱한 신기록을 써내려 온 BTS에게 이제 남은 것은 내년 1월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다. ‘그래미 어워즈’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BTS가 유일하게 수상하지 못한 시상식이기도 하다. ‘다이너마이트’와 BTS가 연내 선보일 예정인 새 앨범으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그래미 어워즈’의 벽도 넘을 수 이을 지 관심이 쏠린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다이너마이트’가 얼마나 빌보드 ‘핫 100’ 차트 안에 오래 머무는지도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BTS의 그래미 수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평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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