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과 관련 “(차기 일본 정부와) 특별히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앞으로 새로 구성되는 일본의 정부와 우리 정부는 변함없이 협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이 ‘포스트 아베’ 정권에 기대감을 나타낸 것은 도미타 대사와의 면담 첫 인사말에서 나왔다.
이 장관이 일본 차기 정권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 협조를 구한 것은 일본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남북교류협력 사업 추진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우방인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로 평가받는다. 일본의 극우매체인 산케이신문이 이날 아베 총리가 지난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개최지로 싱가포르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대북 정책과 관련 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시사한다.
이 장관은 특히 남북관계 복원이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전체의 평화에 중요하다는 점을 일측에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일본 내부에서 급속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 우려하는 이런 시각이 있다는 것도 전해 들었다”며 “그러나 대다수 일본인들은 남북 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확실하게 지지해주신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정세의 조성은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져서 일본에도 매우 유익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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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도미타 대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점에선 한일은 완벽히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므로 일본 정부로서도 지금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남북 간 협력 추진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으로 연결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도미타 대사와 이 장관은 남북교류협력 추진과 관련 방법론에서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 장관이 도쿄 하계올림픽과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등 한중일이 동북아 평화와 세계평화에 기여하자는 구상을 밝히자 도미타 대사는 북한의 비핵화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 준수를 거론했다.
도미타 대사는 “비핵화라는 점에서 북미 간 프로세스가 침체된 점을 우려하고 있으며, 북미 간 합의가 신속히 이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유엔안보리 결의도 계속해서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의 북한에 대한 정책은 항상 일관돼있다”며 “일북 평양선언을 토대로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일북수교를 실현한다는 일관된 입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일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지지할 뜻을 전했다. 이 장관은 “한일이 공동으로 직면한 과제에 대해 대화를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북핵문제일 수도 있고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평화문제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 북한의 관계가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개선될 수 있기를 한국정부도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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