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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띄우는 홀로그램, 머지않았죠”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최고상 이끈 김진웅 ETRI 책임연구원

1,000분의 1㎜ 픽셀피치패널

기술적 한계 훌쩍 뛰어넘어

입체안경 필요없는 홀로그램

수년 내 현실화 가능성 높여

김진웅(기념 피켓 든 연구원 오른쪽) 책임연구원과 황치선(〃 왼쪽) 책임연구원 등 ETRI 연구팀원들이 1일 홀로그래피연구실에서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최고상 수상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ETRI




“가까운 미래에 입체안경을 끼지 않고도 스마트폰에 띄워진 홀로그램 3차원(3D) 영상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선도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 학회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홀로그램 기술로 최고상을 수상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김진웅 책임연구원은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디스플레이 학계·업계가 여전히 홀로그램이 멀다고만 보고 있지만 수년 내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게 이번 수상이 갖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ETRI는 지난달 SID가 주최한 ‘디스플레이위크2020’에서 자체 개발한 홀로그램 기술이 최고상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미래 기술을 전시하는 ‘아이존’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1㎛(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 픽셀 피치 패널과 360도 테이블톱 홀로그램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번에 학회의 관심을 끈 1㎛ 픽셀 피치 패널은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알려졌던 3㎛ 픽셀 패널을 3분1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홀로그램은 빛의 회절과 간섭원리를 이용해 공간에 영상을 맺히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이를 구현하는 데 초고 해상도 패널이 핵심기술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현재 초고화질 액정디스플레이도 수십 ㎛ 이상이어서 1㎛ 이하로 줄인 것은 상당한 기술적 진보”라며 “홀로그램은 물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근접거리나 헤드셋으로 보는 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고해상도 패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픽셀을 평면으로 설계하지 않고 수직으로 쌓는 방식으로 1㎛ 크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픽셀 패널은 데이터를 입력하고 빛 제어를 통해 화소 하나하나가 색을 구현하게 되는데 화소마다 이를 제어하는 회로소자를 붙이는 것이 쉽지 않은 공정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기존에는 평면으로 펼쳤던 픽셀을 수직으로 쌓는 ‘적층형 박막트랜지스터(VST)’ 구조로 필요면적을 최소화한 것”이라며 “이 같은 홀로그램 패널 적층기술은 ETRI가 처음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적층기술로 1.3인치 크기 패널에 5,100만개 픽셀을 넣었다. 1.6㎝ 길이 한 줄에 1만6,000개의 픽셀이 박혀 있는 셈이다.

패널의 픽셀이 작을수록 홀로그램을 볼 수 있는 시야각 또한 넓어진다. 연구팀은 기존 개발된 10도 이내 시야각을 갖는 3㎛ 픽셀 피치 패널을 대폭 줄여 시야각을 30도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30도 정도면 얼굴을 좌우로 움직이면서도 홀로그램을 온전히 볼 수 있다”며 “기술축적을 통해 90도까지 시야각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홀로그램 영상 크기와 화질은 패널 크기와 성능에 정비례한다. 연구팀은 내년까지 7.2㎝ 크기까지 영상구현 패널을 키울 계획이다.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텍사스A&M대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딴 김 책임연구원은 지난 1983년 ETRI에 들어와 30년 넘게 디지털방송 및 영상처리·홀로그램 등의 연구에 매진했고 ETRI 통신미디어연구소장도 지냈다.

그는 “홀로그램은 아직도 상상 속이나 영화 안에서만 머물고 있다”며 “수년 내 홀로그램을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연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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